농림축산식품부는 29일 충남 홍성군 광천읍의 한 돼지 도축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의심 신고를 받았다. 이 도축장에선 도축을 기다리던 돼지 19마리가 폐사한 채 발견됐다. 모두 같은 농가에서 내놓은 물량이다. 28일 '일시이동중지(스탠드스틸)' 명령 해제 이후 이 도축장에서 시장으로 출하한 물량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 접수 직후 농식품부는 해당 도축장을 차단, 소독하고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정밀검사를 맡겼다. 검사 결과는 30일 오전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도축장이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을 받으면 국내 양돈 산업엔 '초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경기 이남에서 발생하는 첫 사례가 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24일 경기와 강원, 인천 권역을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점 관리 권역으로 선포하고,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더 남하하지 못하도록 방역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천명했다.
더 우려스러운 건 충남이 국내에서 가장 돼지를 많이 사육하는 지역이라는 점이다. 특히 홍성군에선 58만여 마리를 사육해 국내 시군 중 돼지 사육 규모가 가장 크다. 기업화ㆍ밀집화된 농장이 많은 이 지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면 천문학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날까지 확인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건수는 아홉 건이다. 16일 파주 연다산동에서 처음 발견된 후 △17일 연천 백학면 △23일 김포 통진읍ㆍ파주 적성면 △24일 강화 송해면 △25일 강화 불은면ㆍ삼산면 △26일 강화 강화읍ㆍ하점면 등에서 잇따라 확진됐다.
지금까지 살처분 대상에 오른 돼지도 9만5000마리가 넘는다. 5~9차 발병 농가가 밀집한 강화군에선 군내에서 기르던 돼지 3만8000여 마리를 모두 살처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