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펀드가 오랜만에 이름값을 하고 있다. 최근 1개월간 수익률이 10% 가까이 육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19일 현재 '한국월드와이드럭셔리종류형주식P-1(A)'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9.76%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펀드가 4.04%, 해외주식형 펀드가 -5.92%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성과다.'기은SG링크럭셔리라이프스타일주식자A'(8.55%), '우리CSGlobalLuxury주식1ClassA1'(7.57%) 등도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럭셔리 펀드의 성과가 두드러지고 있는 배경은 미국 소비심리 회복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다.지난 15일(현지 시간) 미국 미시간 대학은 8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월 61.2에서 61.7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2년 만에 처음으로 2개월 연속 상승 한 것이다.
소비심리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최근 2개월 사이에 140달러 중반에서 110달러 수준으로 떨어진 국제유가 등 국제상품가격의 하락이 소비심리를 안정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S&P 리테일 인덱스 추이는 이미 지난해 9월을 바닥으로 반등하고 있다.특히 미국 내 매출 비중이 절대적인 백화점의 주가가 8월 들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에 토러스투자증권 이경수 투자분석팀장은 "지난해 부진한 주가흐름에 비하면 최근의 반등은 아직 미약하다고도 볼 수 있지만, 주가 반등의 기울기가 가파르다는 점에서 미국 소비심리의 회복 여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럭셔리 펀드의 주요 편입종목인 명품관련 기업들의 실적 호적도 한몫 하고 있다. 지난 6월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2위 명품 기업인 리치몬트와 버버리의 1분기 실적발표를 시작으로 헤르메스, PPR 등이 실적발표를 이어갔다.
소비심리가 여전히 불안한 가운데 최근 경기둔화에 따른 소비 위축이 럭셔리 브랜드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1분기 실적은 대부분 양호한 성장으로 시장 평균을 상회하는 수준을 보여줬다.
특히, 지역별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과 이머징 시장의 매출 성장이 견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국투신운용 글로벌운용2팀의 이정숙 과장은 "이는 현재 여전히 불안한 매크로 동향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등 이머징 지역의 부의 집중화는 여전히 진행 중이란 점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이와 동시에 럭셔리 상품소비를 주도하는 부유층의 소비 또한 경기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은SG자산운용 AI운용본부의 유치영 본부장은 "현재 제반 악재를 상당부분 선 반영한 럭셔리 섹터의 밸류에이션은 역사적 저점에 근접하는 상황"이라며 "운용성과 개선 측면에서 단기적인 급반등 가능성은 적으나 중장기적인 상승 모멘텀은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그는 "단기적인 관점에서 달러대비 유로화의 약세흐름이 예상됨에 따라 럭셔리 관련섹터 기업의 긍정적인 수출모멘텀과 펀드내 유로통화 헤지효과는 펀드 운용성과 개선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