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연천 DMZ 내 멧돼지 사체서 검출

입력 2019-10-0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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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폐사한 야생 멧돼지(사진 제공=환경부)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폐사한 야생 멧돼지(사진 제공=환경부)
비무장지대(DMZ) 안 멧돼지 사체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3일 경기 연천군 DMZ 안에서 발견된 야생 멧돼지 사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를 검출했다. 멧돼지 사체가 발견된 곳은 남방한계선 1.4㎞ 북쪽 지역으로, 전날 5사단 병력이 사체를 발견해 연천군에 신고했다. 사체는 손상이나 부패가 거의 없어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폐사한 지 얼마 안 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야생 멧돼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 들어 환경부는 806차례 야생 멧돼지에 대한 아프리카돼지열병 검사를 했지만 이번을 빼곤 모두 음성이었다. 다만 폐사 후 부패가 심한 사체는 검사를 못해 이 과정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개체를 놓쳤을 가능성은 있다.

야생 멧돼지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핵심 매개체로 꼽힌다. 5월 북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한 직후 우리 정부가 야생 멧돼지 관리를 강화한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DMZ 내 북측 철책은 상태가 열악하고 경계도 심하지 않아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감염된 야생 멧돼지가 우리 측 경계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환경부 설명이다.

환경부 측은 "우리측 철책은 과학화 경계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어 남쪽으로의 이동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야생 멧돼지가 DMZ 이남으로 남하할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전날 국정감사에서 "우리의 과학화 경계 시스템이나 경계체계 등 모든 것들이 완벽하게 되어 있고 북한 멧돼지는 절대 들어올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환경부에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번 발견으로 남북 간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 공조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다만 북한은 남측의 연이은 방역 공조 요청에도 답을 주지 않고 있다. 정부는 UN 식량농업기구(FAO)나 민간 단체를 통한 우회적 대북 방역ㆍ지원도 모색하고 있다.

환경부 측은 "이번 태풍의 영향으로 멧돼지 폐사체 등이 임진강을 통해 떠내려 올 가능성에 대비해 하천수 바이러스 조사, 보트를 이용한 부유 폐사체 및 하천변 정밀조사, 발견지역 인근에 멧돼지 포획틀 설치 등 예찰활동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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