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010년 이후 설계 변경으로만 공사비를 약 1조 원 추가로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LH에서 제출한 ‘2010년 이후 50억 원 이상 공사 중 설계 변경으로 10억 원 이상 증가한 공사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LH는 313개 공사 현장에서 총 1439건의 설계 변경이 발생해 공사당 평균 30억 원씩 총 9412억 원의 추가 공사비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설계 변경으로 공사비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공사는 경남기업이 담당한 ‘청라5구역 및 남청라JCT구간 매립폐기물 정비공사’로 총 6번의 설계 변경을 통해서 공사비가 무려 669억 원이 증가했다. 이 사업은 기존 낙찰가격이 201억 원으로 낙찰가 3배 규모의 설계 변경이 이뤄진 것이다.
호반건설이 담당한 ‘성남 고등공공주택지구 조성공사’도 총 7번의 설계 변경을 통해 공사비 215억 원이 증가했다. 서한이 담당한 ‘과천시 국도 47호선 우회도로 건설공사’ 역시 1번의 설계 변경을 통해 공사비 194억 원이 늘었다.
LH 설계 변경의 주요 원인으로는 현장 여건에 따른 설계 변경이 가장 많았다.
정동영 대표는 “LH는 충분한 현장조사를 통해서 설계 오류를 줄이고, 예산을 절약할 수 있도록 현장 실사를 강화해야 한다”며 “LH가 설계의 내실화, 설계 변경의 최소화를 위해 설계감리의 강화, 설계의 표준화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LH 관계자는 “공사를 발주하기 전 조사 설계를 시행할 때 현장실사를 강화하고, 설계VE나 설계심의 등 공사 발주 전 사전검증을 강화할 것”이라며 “공사 착공 후에는 설계변경심의위원회 등 설계 변경에 대한 내부 통제를 강화해 설계 변경 요인을 최소화해 나가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