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동부가 전날 발표한 9월 고용통계에서 비농업 부문 취업자 수는 전월보다 13만6000명 증가해 월가 전망치인 14만5000명 증가를 밑돌았다. 그러나 같은 기간 실업률은 전월과 같은 3.7%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문가 예상을 벗어나 3.5%로 떨어졌다. 이는 1969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 통계가 보여준 것은 세계적으로 경기둔화가 확산하는 속에서도 미국 경제는 내구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발표된 제조업과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경기가 하강할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고용지표 호조로 이런 우려가 잠시 진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시장은 연준 금리 인하에 대한 전망을 바꾸지 않았다. CME그룹의 집계에서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 트레이더들은 고용지표가 나온 전날 오전 연준의 이달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약 80%로 점쳤다. 이는 3일의 90%에서 하락한 것이지만 1주일 전의 50%에 비하면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다.
시장은 최근 고용을 제외한 다른 경제지표의 부진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불확실성으로 증폭된 글로벌 경기둔화를 반영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 경제활동과 소비심리, 기업 투자가 세계 경기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3일 WSJ가 주최한 행사에서 “미국 경제가 좋은 지점에 있다”면서도 “우리는 사전에 정해진 경로를 밟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 7월과 9월의 금리 인하에 대해 매우 기뻤다. 특히 9월 결정은 적절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전날 워싱턴D.C.에서 연준이 개최한 행사에서 “미국 경제가 어느 정도 위험에 직면했지만 전반적으로 양호하다”며 “우리의 임무는 이런 경제 상태를 가능한 한 오랜 기간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연준의 전략과 수단이 여전히 효과적이라고 믿고 있지만 미국 경제도 다른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저성장과 낮은 인플레이션, 저금리 등 장기적인 도전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전반적으로 호조였던 고용지표를 놓고도 연준 내 추가 금리 인하를 찬성하는 쪽과 반대 진영 사이에서 논쟁이 격화할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최근 수개월 간의 동향은 미국의 노동력 수요가 여전히 탄탄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임금인상은 둔화해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진영에 힘을 보태고 있다. 9월 평균 시급은 전년 동월 대비 2.9% 올라 8월(3.2%)보다 상승폭이 낮아졌다. 임금인상률의 하락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완화시켜 그만큼 연준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여지를 준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