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조립공장 가동과 판매 네트워크 확장으로 본격적인 파키스탄 자동차 시장 공략에 나선다.
9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일간 돈(Dawn)에 따르면 현대차의 파키스탄 합작법인 현대니샤트(HNMPL)는 내년 1월부터 포터 H100 트럭의 현지 조립을 시작한다.
현대니샤트는 현대차가 2017년 2월 파키스탄 니샤트 그룹 계열사인 니샤트 밀스(Nishat Mills), 일본의 소지츠(Sojitz) 주식회사와 함께 설립한 CKD(조립형 반제품) 방식의 회사다.
당시 현대차는 1억5000만 달러(약 1700억 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 북동부 파이살라바드에 자리 잡은 조립공장은 연간 최대 1만5000대의 생산능력을 갖췄고, 250여 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애초 공장 가동은 2020년 3월로 예정돼 있었지만, 설립 절차가 단축되며 가동시기가 2개월 앞당겨졌다.
포터를 시작으로 현대니샤트는 이 공장에서 아이오닉과 SUV 산타페, 그랜드 스타렉스 생산에도 나설 전망이다.
또한, 현대니샤트는 시내에 디지털 전시장을 열고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이며 현지 판매 네트워크 강화에도 나섰다.
파키스탄은 2억 명에 달하는 인구에 비해 자동차 보유율이 낮아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파키스탄 자동차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2.8%, 전체 제조업의 20%를 차지하는 주력 산업이지만, 올해 기준 파키스탄 인구 1000명당 자동차 보유대수는 13대에 불과하다.
현지 기업의 낮은 기술력과 품질이 자동차 산업 성장의 걸림돌로 여겨짐에 따라 파키스탄 정부는 2016년 자동차산업육성정책(ADP)을 도입해 한국을 비롯한 세계 완성차 브랜드의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그 결과 한국ㆍ일본ㆍ유럽ㆍ중국 등 14개 완성차 브랜드의 조립공장이 현재 가동 중이거나 설립 절차를 밟고 있다.
한국의 기아자동차도 현지 기업 유누스브라더스 그룹과 손잡고 기아럭키모터스(KLM)를 설립해 지난 7월부터 SUV 스포티지 생산을 시작한 바 있다.
현재 파키스탄 자동차 시장은 일본 브랜드가 98%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의 성공적인 현지 공략은 얼마나 부품 현지화를 달성할지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은 1인당 국민소득이 1500달러에 불과한 저소득 국가로 현지 진출 기업으로서는 가격 경쟁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그 때문에 일본 자동차 업체는 부품 현지화율을 50% 수준까지 올리는 방법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시장을 공략해왔다.
현대니샤트도 현재 20% 수준인 현지화율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토 다쓰야 현대니샤트 최고운영책임자는 "부품 현지화율을 향후 5년 이내에 4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