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번째 노벨상 수상자 배출한 일본...기업 내부유보 463조엔 연구개발로 돌릴까

입력 2019-10-10 14:01 수정 2019-10-10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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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 화학상을 공동 수상한 요시노 아키라. AP연합뉴스
▲올해 노벨 화학상을 공동 수상한 요시노 아키라. AP연합뉴스
일본이 25번째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면서 그동안 연구개발 투자에 몸을 사리던 일본 기업들에 자극제가 될지 주목된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9일(현지시간) 리튬이온 배터리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존 구디너프(미국·97)와 스탠리 휘팅엄(영국·78), 요시노 아키라(일본·71) 등 3명의 화학자를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요시노는 일본 화학기업 아사히카세이 명예 펠로로, 일본 국적자로는 25번째 수상자다. 그동안 일본은 물리학상 9명, 생리의학상 5명, 문학상 2명, 평화상 1명을 배출했다. 다른 나라 국적의 일본 출신 수상자 3명까지 포함하면 일본 출신 노벨상 수상자는 28명에 이른다.

이날 요시노의 수상 소식에 고무된 일본 언론들은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속보를 내는 한편, 주요 언론들은 ‘호외’까지 만들어 거리에 뿌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요시노를 포함해 2002년 화학상을 받은 시마즈제작소의 다나카 고이치 시니어 펠로와 2014년 물리학상을 받은 나카무라 슈지 미국 캘리포니아대 교수가 니치아화학공업 재직 당시 성과를 인정받아 노벨상을 수상한 점에 주목했다. 이들 세 사람의 공통점은 소속 기업이 연구자에게 충분한 시간과 재량권을 주어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성과를 냈다는 것이다. 신문은 이를 반면교사로 일본 기업들이 손에 쥐고 있는 풍부한 자금을 연구·개발에 쏟아붓는 자극제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냈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기업의 내부 유보는 2018년도에 463조 엔(약 5156조 원)으로 사상 최고치였다.

다나카의 경우, 시마즈 재직 당시 화학분석 연구 부문에서 단백질 등의 생체 분자를 분석하는 획기적인 방법을 고안했다. 그는 나중에 수상 소감에서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했으나 취업 후 전혀 다른 부서에 배치됐음에도 상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발상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고 말했다.

나카무라는 니치아에 근무할 때 청색 발광다이오드(LED) 결정(結晶)의 합성법을 개발했다. 당시 니치아 경영진은 나카무라의 독창성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해외 대학에서의 ‘무자수행(武者修行)’을 허락, 거액의 실험장치도 구입해 나카무라의 연구를 적극 지원했다.

올해 화학상을 받은 요시노도 기업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았다. 리튬이온배터리는 처음부터 발화하기 쉽다는 안전상의 단점을 안고 있었다. 이에 요시노는 다이너마이트 시험장에서의 실험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해 회사 측에 이를 요청했다. 그의 실험은 밑 빠진 독에 물 붓듯 비용이 계속 들어갔지만 회사 측은 인내심을 갖고 그의 연구를 지원했다고 한다.

신문은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제품으로 탄생하기까지는 최소 10~20년이 걸린다”며 “개발 주기가 짧아지고 연구자도 아이디어를 연구할 공간이 줄어 혁신이 태어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발명에 대한 보상 등의 대가도 인색해지면 연구자의 동기와 의욕을 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전문가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젊은 인재를 밀어주는 사회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17년 일본 총무성 조사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급감한 기업의 연구개발비는 2014년 이후 회복 궤도에 올랐지만, 금융위기 이전 수준(13조8000억엔)에는 아직 못 미친다. 기업 내부 유보는 7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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