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 하면 보이콧...서구 기업들 지뢰밭 된 중국

입력 2019-10-1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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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중국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미국프로농구(NBA) 중국전 브루클린 네츠와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의 경기를 앞두고 보안요원들이 팬 이벤트가 열릴 행사장을 지나가고 있다. 중국/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9일 중국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미국프로농구(NBA) 중국전 브루클린 네츠와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의 경기를 앞두고 보안요원들이 팬 이벤트가 열릴 행사장을 지나가고 있다. 중국/로이터 연합뉴스.
서구 기업들의 중국 시장 개척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중국이 점점 더 정치화하고 있는데다 경제 보복적 성격도 강해지면서 시장 개척이 어려워지고 있는 설명이다.

최근 미국프로농구(NBA)는 대릴 모리 휴스턴 로키츠 단장의 홍콩 지지 발언으로 중국 시장에서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NBA를 후원하던 중국 기업들이 그의 발언에 분노하면서 대거 협력 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NYT는 이와 유사한 사례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전했다. 독일 카메라 회사 라이카, 미국 패션 브랜드 코치,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베르사체 등 다수의 서구 기업들이 올해 유사한 논란을 겪었다.

라이카는 지난 4월 홍보 영상에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에서 탱크에 맞섰던 ‘톈안먼 탱크맨’을 묘사했다가 거센 비난을 받았다. 코치와 베르사체는 자사의 제품에 홍콩과 대만을 ‘국가’로 분류했다는 이유로 중국에서 뭇매를 맞아야 했다.

미국의 명품 보석업체인 티파니앤드컴퍼니는 최근 트위터에 중국 모델이 티파니 반지를 낀 채 한 쪽 눈을 가리는 광고를 게재했다가 집중포화를 받았다. 이 포즈가 경찰의 폭력을 비난하는 홍콩 시위자를 빗댄 것이라는 오해를 불렀기 때문이다. 회사는 올렸던 광고를 삭제하고 해명에 나섰다.

미국 게임회사인 블리자드는 반대로 지레 중국의 눈치를 봤다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자사의 주최로 열린 대회에서 홍콩 시위 지지 발언을 한 게이머를 중징계 한 것. 블리자드는 프로 게이머가 게임 후 인터뷰에서 홍콩 시위대의 상징인 마스크와 고글을 쓰고 “홍콩 해방, 우리시대의 혁명”을 외쳤다는 이유로 대회 출전 자격을 1년간 정지시키고, 획득한 상금을 몰수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3T(티베트(Tibet), 대만(Taiwan), 톈안먼(Tian‘an men))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음으로써 위험을 피하고자 했다. 하지만 홍콩,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을 둘러싼 문제가 훨씬 복잡해지고 많아지면서 더 이상 이 방법만으로는 논란을 피하기 어려운 일종의 ‘지뢰밭’이 된 것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NBA가 다른 기업들의 사례와는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아담 실버 NBA 총재는 “상처 입은 중국 팬들에겐 유감을 표한다”면서도 “휴스턴 단장의 표현의 자유는 지켜져야 하며, 이 부분까지 중국에 사과한 것은 아니다”고 맞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NBA가 가장 강력한 스포츠 리그이기 때문에 이 같은 태도를 취할 수 있었다고 봤다. 호텔, 항공사, 의류 브랜드는 대체재가 있지만 NBA 농구는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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