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폰, 롤러블 TV 말고는 인상에 남을만한 제품이 없어요.”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 전자전. 올해 50주년을 맞은 한국 전자전은 국내 최대 규모의 가전ㆍIT 전시회답게 500여 개 업체가 참가했다. 그럼에도 방문객들 사이에서는 “볼거리가 크게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삼성, LG를 비롯해 대부분의 업체는 신제품이 아닌 이미 시장에 선보인 가전, IT 기기를 위주로 부스를 꾸몄다.
전시회에 참가한 업체 관계자는 “기업들이 신제품을 상반기 내 출시하는 만큼, 새로운 제품이 없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람들의 시선을 끌 만한 제품이 부족한 나머지, 대부분 부스에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어졌다. 해외 업체들이 차려놓은 부스의 경우에는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
백모 씨(서울, 20대)는 “자율주행 관련해 일부 업체들이 선보인 기술이 신기했다”며 “다만 그 외 전시장에서 봤던 제품들은 이미 TV, 인터넷을 통해 접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전시회 성격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국내 최대 규모의 가전 전시회이지만 방문객들이 예상보다 너무 적다”며 “행사가 고객사들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지 불분명해 사람들로부터 외면을 받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전시회에서 그나마 주목을 받았던 제품은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였다.
삼성 부스에는 갤럭시 폴드를 체험하기 위한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방문객 A씨는 “갤럭시 폴드를 만지기까지 5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LG전자 부스 정면에 배치된 세계 최초의 롤러블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R’ 또한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 열린 가전 전시회가 사람들로부터 외면을 받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해 1월에 진행된 한국 전자ㆍIT 산업 융합 전시회가 대표적이다. ‘한국판 CES’라고 불렸던 이 행사는 준비 기간이 일주일도 되지 않아 운영이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업체들이 신제품을 매년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에서 선보인다”며 “전자전뿐만 아니라 다른 가전 전시회도 흥행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제품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말고, 다른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