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산 와인=저가’ 공식 깨는 ‘프리미엄 와인’으로 한국 시장 공략"

입력 2019-10-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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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바롱필립 드 로칠드’ 와이너리, 칠레 자회사 설립 20년 맞아 ‘에스쿠도 로호’ 전면 리뉴얼

▲바롱필립 드 로칠드 칠레사의 ‘에스쿠도 로호’ 라인
▲바롱필립 드 로칠드 칠레사의 ‘에스쿠도 로호’ 라인

‘칠레산 와인은 저가’라는 공식을 깨는 프리미엄 칠레산 와인이 등장했다.

국내 와인 시장에서 칠레산 와인의 강점은 ‘가성비’다. 2004년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칠레산 와인은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한국 와인 시장에서 세를 넓혔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수입 와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칠레산 와인으로, 총 1만 988톤이 수입됐다. 이는 와인 종주국인 프랑스산 와인 수입량(5495톤)보다 2배가량 많은 수치다. 하지만 칠레산 와인은 저렴한 가격 탓에 매출 부문에서는 프랑스에 뒤처지고, 갈수록 프리미엄 와인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시장점유율도 2016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다. 칠레산 와인의 빈자리는 프리미엄 와인인 프랑스, 스페인 와인이 채우고 있다. 이에 가성비 대신 프랑스 유명 와이너리 제조 방식을 새로운 정체성으로 택해 국내 프리미엄 와인 시장을 공략하는 칠레산 와인이 등장했다.

프랑스 보르도 지역 유명 와이너리인 ‘바롱필립 드 로칠드’는 1999년 칠레에 자회사 ‘바롱필립 드 로칠드 칠레’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프리미엄 와인 시장에 한 발짝 다가서기 위해 설립 20주년을 맞아 기존에 선보이던 ‘에스쿠도 로호’ 라인을 리뉴얼 론칭했다. 11일 서울시 강남구에 있는 베라짜노에서 만난 바롱필립 드 로칠드 칠레 사의 엠마누엘 리포 CEO는 “바롱필립 드 로칠드 칠레가 본래 프랑스 와이너리에서 유래한 만큼 우리는 공장에서 찍어내듯 만든 가성비 와인이 아니라 떼루아(포도 생산에 영향을 주는 토양, 기후 등 환경) 자체를 연구해 그에 맞는 포도 품종을 찾아내 과학적으로 와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바롱필립 드 로칠드 칠레 사는 ‘에스쿠도 로호’의 생산부터 포장까지 모든 방식을 바꿨다. 리포 CEO는 “‘에스쿠도 로호’ 라인 와인이 프랑스의 명망 있는 와이너리 로칠드가 만든 와인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와인의 A부터 Z까지 모두 바꿔 리뉴얼했다. 일례로 한국에서는 오크 터치를 많이 한 와인을 프리미엄 와인으로 꼽는데 우리는 와인을 숙성하는 오크의 영향을 최소화해 포도의 맛을 순수하게 녹였다. 오크의 영향을 줄이고 자연친화적인 방식으로 제조해 경쟁력을 강화한 것이 이번 론칭 와인의 특징”이라며 “우리는 이번 리뉴얼을 통해 완벽한 프리미엄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바롱필립 드 로칠드 칠레는 한국 와인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리포 CEO는 “한국은 알코올 소비가 상당히 높은데 비해 와인 소비는 비교적 낮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의 샴페인 시장 성장률은 세계 1위였다. 와인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선 샴페인 시장이 커져야 하고, 그런 측면에서 한국 와인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와인 시장은 지속 성장세다. 국내 와인 수입량은 2010년 2만 4568톤에서 지난해 4만 292톤으로 64%나 증가했다.

리포 CEO는 특히 프리미엄 와인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현재 한국에서는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초저가 와인 판매 경쟁을 하고 있지만, 우리는 프리미엄 와인을 찾는 사람들을 공략하기 위해 유통 채널을 백화점, 호텔, 레스토랑으로 한정했다”며 “몇 년 전만 해도 저가 와인을 찾는 이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한국 와인 시장이 좀더 세분화되면서 소비자들이 와인의 가치를 알게 됐고 프리미엄 와인을 지향하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롱필립 드 로칠드 칠레 사의 엠마누엘 리포 CEO.
▲바롱필립 드 로칠드 칠레 사의 엠마누엘 리포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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