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4분기도 체감경기 어둡다…기업들, 올해 실적 목표 '비상등'

입력 2019-10-14 08:29 수정 2019-10-14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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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ㆍ내수기업 경기전망 동반 하락

제조업의 한파가 4분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내수부진 등 대내외 불안요소들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수출·내수기업들의 경기전망이 지난 분기에 이어 또 다시 동반 하락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4일 전국 2200여 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4분기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3분기보다 1포인트 하락한 72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BSI가 100이상이면 ‘이번 분기의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이하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는 “세계경제의 성장 둔화세로 수출(10개월째 마이너스)과 영업이익(상장사 상반기 -37%)이 줄어드는 등 민간부문의 성장모멘텀이 약해진 상황”이라며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원자재값 변동성, 노동환경 변화 등 대내외 불안요인들이 한꺼번에 몰려 체감경기를 끌어내렸다”고 진단했다.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의 체감경기 전망은 동반 하락했다. 4분기 수출기업의 경기전망지수는 85로 직전분기(88)보다 3포인트 하락했으며 내수부문은 69로 1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올해 실적 목표 달성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연초 세운 영업이익 목표치의 달성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 3곳 중 2곳(62.5%)이 “못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근접하거나 달성 가능’이라는 응답은 35.1%, ‘초과 달성’은 2.4%였다.

기업의 투자 상황도 작년보다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과 비교한 올해의 투자 추이’에 대한 물음에 ‘별 차이 없다’(58%)는 의견이 가장 많았지만, ‘악화됐다’(31%)는 답변이 ‘호전됐다’(11%)는 답변보다 3배가량 많았다. 이유로는 ‘불확실성 증대로 인한 소극적 경영(66.5%)’, ‘원자재값 변동성 확대(12.8%)’, ‘국내시장 포화로 인한 투자처 부재’(9.5%) 등을 차례로 꼽았다.

지역별 체감경기는 전국 모든 곳이 기준치에 못 미쳤다. 특히 자동차·부품, 기계 업종이 밀집해 있는 ‘전북(51)’과 ‘경남(61)’, ‘대구(61)’의 체감경기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업종별로는 ‘제약(113)’만이 기준치를 상회했다. △철강(65) △정유·석화(67) △자동차·부품(69) △IT·가전(69) △기계(73) △조선·부품(91) 등 모든 주력제조업종은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기업들은 경제활성화를 위한 정책과제로 △고용·노동정책 탄력적용(45.9%) △파격적 규제개혁(23.5%) △자금조달 유연화(21.2%) △R&D·인력 지원 강화(9.4%) 등을 차례로 답했다.

김문태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정책역량의 초점을 우리 힘만으로 바꾸기 어려운 대외 여건에 두기 보다는, 지금 당장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내부의 일에 맞춰야 한다”며 “고용노동부문의 예측가능성 제고와 융복합·신산업의 물꼬를 틀 수 있는 파격적 규제개혁 등의 조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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