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맥주, 가격 인상 7개월만에 원상복귀 왜? '테라와의 전쟁' 선포

입력 2019-10-14 11:36 수정 2019-10-15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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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카스, 3월 주세법 개정 앞두고 출고가 올렸다 4.7% 다시 내려..."하이트진로 '테라 돌풍' 대응 조치" 분석

맥주 1위 신경전이 출고가로 번졌다.

맥주점유율 1위 오비맥주 카스가 14일 출고가 인하를 밝히면서부터다. 오비맥주는 종량세 도입을 앞두고 대표 브랜드인 카스의 출고가를 21일부터 4.7% 인하하기로 발표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오비맥주의 출고가 인하를 발표한대로 종량세 도입으로 인한 선제적 대응이라기 보다는 하이트진로 테라의 의외의 선전에 따른 점유율 감소가 한몫 했다는 분석이다.

오비맥주 카스는 지난 3월 출고가를 5.3% 인상한 바 있다. 그로부터 한달 뒤 출시된 하이트진로의 테라는 맥주 신제품 가운데 최단기간인 3개월여만에 누적판매 1억 병을 달성했다.

하이트진로의 테라가 예상외로 선전하자 카스는 맥주 성수기인 7~8월 한시적으로 4.7%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이는 지난 3월 인상전 가격으로 하이트진로의 테라 출고가와 같은 가격이다.

이번에 인하한 카스 출고가 인하 역시 하이트진로의 테라와 같은 500㎖ 기준1147.00원이다. 카스 입장에서는 기존 출고가 1203.22원에서 가격을 인하한 것이지만 사실상 지난 3월 인상한 가격을 다시 종전으로 되돌리는 셈이다.

출고가를 낮췄다지만 경쟁사 브랜드 대표 제품과 같은 수준으로 가격을 재조정하고 출고가를 낮췄다고 공언하고 있는 것. 업계에서는 사실상 예상치 못한 테라의 공세에 지난 3월 단행한 가격인상을 철회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비맥주 카스의 가격 인하를 종량세 때문으로 보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점유율 부동의 1위로써 선제적으로 종량세 도입에 나선 것이 아니라 경쟁 브랜드의 공세로 수세에 몰려 출고가 인하 카드를 미리 꺼내들었다는 시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종량세가 도입돼도 시행령과 시행세칙이 만들어지는 기간을 감안하면 6개월 후에나 출고가 반영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카스의 가격인하는 3월 인상 전 가격으로 회귀하는 수준으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큰 가격 인하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오비맥주는 테라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지난 7월 여름 한시적으로 출고가 인하를 실시하며 현재 인하한 수준인 500㎖ 기준 1147.00원 판매를 이어왔다. 한시적 인하는 지난달부터 정상화됐으나 또다시 한 달만에 가격 인하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이 같은 카스의 가격 정책에는 테라의 돌풍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하이트진로의 테라는 출시 160일만에 2억204만 병이 판매됐으며 출시 101일만에 1억 병 판매를 달성했다. 초당 14.6병이라는 경이적인 판매기록을 달성하면서 테라는 올 여름 맥주 성수기에 패권을 거머쥐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비맥주의 가격 인하 발표에도 불구 하이트진로는 당분간 테라를 비롯한 맥주 가격 인하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트진로는 현재 출고 가격이 카스가 가격을 인하한 것과 동일한 만큼 추가적인 가격 인하가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종량세 시행이 본격화되면 가격정책을 다시 검토할 가능성은 남겨둔 상황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올초부터 출고가 인상 요인들이 발생했지만 신제품 테라의 출시와 종량세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가격인상을 보류해왔다"며 "종량세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전까지는 가격 인하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종량세 도입이 가시화됐지만 수제맥주 브랜드는 아직까지 가격 인하 움직임이 미미하다. 수제맥주협회는 소매점 중심의 리테일 시장에 진출한 브랜드만 종량세 도입으로 인한 가격인하 효과가 있는 만큼 '펍' 중심의 유통망을 갖춘 수제맥주 브랜드의 가격인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종량세와 관련한 시행령과 시행세칙이 마무리되는 내년 상반기에는 편의점과 대형마트에 진출한 수제맥주를 중심으로 가격 인하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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