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블랙홀’ 벗어난 문 대통령, 경제로 국정 중심 이동...조 장관은 대권행보 나설 듯

입력 2019-10-14 14:31 수정 2019-10-1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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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현장 방문 등 경제챙기기 본격화 전망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전격 사퇴하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가 정치적 부담을 한결 덜게 될 전망이다. 조 장관 사퇴로 인해 촉발될 또 다른 정쟁과 후임 법무부 장관 인선 등의 후유증이 일부 남겠지만, 그동안 국정의 블랙홀이던 ‘조국 정국’에서는 일단 빠져나올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조 장관이 검찰개혁의 기본 틀을 마련해 놓은 뒤 자진사퇴 형식으로 장관직을 내려놓은 만큼 문 대통령은 민생과 경제라는 두 현안에 집중할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는 평가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최근 기업과 경제 관련 사안에 부쩍 시선을 두며 국정운영의 중심을 민생으로 옮기겠다는 의지를 내비쳐왔다.

문 대통령은 이달 들어 주요 경제단체장과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전국경제투어와 삼성의 디스플레이 투자협약식에 참석하는 등 경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왔다.

11일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에게 정례보고를 받고 “세계 경제둔화 등으로 민간부문의 활력이 약해지는 상황에서 재정을 통해 효과적으로 보완하는 것이 정부의 기본 책무”라며 신속하고 적극적인 재정집행을 강조했다. 또 내년부터 50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되는 ‘주52시간 근무제’ 관련 입법 추진과 보완책을 마련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조 장관의 사퇴로 문 대통령의 경제행보는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주변에서는 대통령의 기업현장 방문이나 기업인들과 대화하는 자리가 잦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18일 예정된 주한외교단 초청 행사와 일왕 즉위식 등을 계기로 일본과의 경제 갈등을 풀어갈 실마리를 모색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에서 특수부 축소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검찰개혁안을 발표한 뒤 마이크 앞에서 물러서고 있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에서 특수부 축소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검찰개혁안을 발표한 뒤 마이크 앞에서 물러서고 있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향전환과 함께 관심은 자연스럽게 조국 장관의 퇴임 후 발걸음에 쏠리고 있다. 정치권은 조 장관이 일정시간 휴식한 뒤 차기 대통령 후보로서의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조 전 장관은 이미 여론조사에서 유력한 다음 대권 후보로 떠올라 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9월 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조 전 장관은 13.0%의 지지율로 이낙연(20.2%) 총리와 황교안(19.9%) 전 총리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4위에 오른 이재명 경기도지사(6.0%)를 멀찍이 따돌렸고 1, 2위와 격차도 그리 크지 않았다.

4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당시 조 장관의 선호도는 5%에 불과했다. 이 총리(22%), 황 대표(17%), 안철수 전 바른미래 공동대표·이 지사(7%), 심상정 정의당 대표(6%)에 이은 6위였다. 선두권과의 격차도 컸고, 한 자릿수 지지를 얻는 8명 중 한 명일 뿐이었다. 하지만 불과 몆 주 만에 양강 구도를 위협하는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물론 조 전 장관 앞에는 검찰 수사라는 큰 산이 버티고 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와 5존 조카 조범동 씨, 동생 조모 씨 등에 관한 사법처리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이들 중 유죄가 확정되는 인물이 나오고, 조 전 장관이 개입했거나 사전에 인지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면 조 장관은 향후 가시밭길을 맞게 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검찰 수사 결과가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날 경우 조 전 장관은 꽃길을 걷게 될 전망이다. 사법개혁의 주인공이라는 물리적 성과에다 검찰의 무리한 수사의 희생양이라는 감성적 지지가 더해질 경우 그가 갖는 파괴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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