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해외 조세회피처로 송금된 금액이 약 848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심기준 의원이 15일 한국은행에서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국내에 거주하는 개인과 법인이 해외 조세회피처로 송금한 금액은 7602억 달러(847조8282억 원, 2014∼2018년 기간평균 원ㆍ달러 환율 1115.27원 적용)로 집계됐다.
그중 다시 국내로 송금된 돈은 5045억 달러로, 국내 수취액이 송금액보다 2557억 달러 적었다.
해외 조세회피처로 흘러간 돈의 규모를 법인 종류별로 보면 대기업이 3415억 달러로 가장 많았고, 금융법인이 3137억 달러로 뒤를 이었다. 뒤이어 중소기업 540억 달러, 공공법인 337억 달러, 기타 94억 달러, 개인 80억 달러 순이었다.
해외 조세회피처에서 국내로 송금된 금액을 제외한 순유출액은 금융법인이 2159억 달러로 가장 많았으며, 공공법인(271억 달러), 대기업(174억 달러) 순으로 뒤따랐다.
조세회피처는 세금이 면제되거나 현저히 경감되는 국가나 지역으로, 세제상 우대가 있을 뿐 아니라 외국환관리법, 회사법 등의 규제가 적고 금융거래의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역외탈세 빈도가 높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심 의원은 “조세회피처를 통한 거래가 모두 역외탈세는 아니지만, 유입액을 넘어선 순유출액은 재산을 은닉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들어 재산은닉 수법이 점점 복잡화, 지능화되고 있는 만큼 국제거래 분야 관련 세무조사 전문 인력을 양성해 지능적인 조세 회피에 철저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대기업 집단 13곳이 해외 조세회피처에 총 66개의 역외법인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받은 ‘상호출자제한 지정 그룹의 조세회피처별 역외법인 소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케이만군도 소재가 41개사로 가장 많았다. 이어 파나마 11개사, 모리셔스 5개사, 버진아일랜드 4개사, 마셜군도 3개사, 버뮤다 1개사, 바베이도스 1개사 등으로 파악됐다.
조세회피처 소재 역외법인 수는 SK그룹이 29개사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삼성그룹(6개사), 현대중공업그룹(5개사), LG그룹(4개사), 롯데그룹(4개사), 미래에셋(4개사), 현대차그룹(4개사), 한국투자금융(3개사), 대우조선해양(2개사), GS그룹(2개사)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