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기한 임박...이탈리아, 영국 탈출 부유층에 ‘돌체비자’로 레드카펫

입력 2019-10-15 13:01 수정 2019-10-1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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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인 세금우대정책 펼쳐…포르투갈·프랑스 등도 부자 유치 ‘혈안’

이달 말까지인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Brexit)’ 기한이 임박한 가운데 이탈리아와 다른 유럽 국가들이 앞 다퉈 부유층 유치를 위한 세금 인하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탈리아는 영국을 탈출하려는 부자들을 자국으로 불러들이려고 ‘라 돌체 비자(La Dolce Visa)’로 불리는 세금우대정책을 도입하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개했다. ‘라 돌체 비자’는 이탈리아어로 ‘달콤한 인생’을 뜻하는 ‘라 돌체 비타(La Dolce Vita)’에서 따온 말이다.

부자들의 도피처로 유명한 스위스와 달리 이탈리아는 높은 세금과 갈팡질팡 하는 정책, 관료주의 장벽, 장기간의 경기둔화 등으로 악명이 높았다. 이는 수년간 이탈리아에서 젊은이와 자금이 빠져나가는 결과를 낳았다. 이에 이탈리아 각 정당은 세금을 낮춰 자국 부유층의 이탈을 방지하고 다른 나라로부터는 새롭게 유치하자는 데 동의하게 됐다. 2016년 중도좌파 정권은 이탈리아로 이민 온 사람들의 해외 소득에 대해 일률적으로 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뒤를 이은 포퓰리스트 정권도 지난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돈을 들여오는 부자 이민자에 대한 세금우대정책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는 부유층의 해외 소득에 대한 세금을 15년간 일률적으로 연 10만 유로(약 1억3050만 원)로 적용하고 있다. 이탈리아 국세청에 따르면 2017~2018년에 300명 이상이 해당 세금 적용을 신청했다.

또 이탈리아는 2017년 영국의 이른바 ‘비거주자’ 규정을 웃도는 세제 혜택을 발표했다. 영국에서는 이 규정에 따라 철강기업 아르셀로미탈의 설립자인 락시미 미탈을 비롯해서 외국인 부자가 해외 소득 과세를 피할 수 있지만 15년으로 기한이 제한된다. 또 부친이 외국 태생인 경우를 제외하고 영국에서 태어난 시민권자는 일반적으로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 반면 이탈리아 법은 외국인 주재원들을 포함해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이탈리아만 이런 세제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포르투갈은 이미 2009년 부자들을 유치하고자 새로운 법을 도입했다. 해외 소득에는 비과세, 고부가가치로 분류되는 산업에 종사하는 신규 이민자에 대해서는 국내 소득세율이 일괄 20%로 적용된다. 새 법이 시행된 이후 지금까지 2만9900명 이상이 포르투갈로 건너왔으며 그 중 3352명은 영국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포르투갈은 EU에 거주지를 두고 싶은 슈퍼리치의 최고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몰타와 키프로스는 부유층을 대상으로 금융서비스와 시민권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스도 부자 외국인을 위한 세제혜택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스페인과 프랑스도 부유층을 유치하는 법을 도입했다. 이에 미국 사모펀드 KKR의 유럽 대표인 요하네스 후스는 2017년 오랫동안 살아왔던 런던을 등지고 파리로 옮겼다.

WSJ는 영국 부유층들이 브렉시트 혼란에 휩쓸려 보리스 존슨 현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 정권이 좌초하고 야당인 노동당이 정권을 잡는 상황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동당은 이달 초 “부유층과 대기업에 대한 세금을 인상하고 긴축정책에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유럽 각국은 영국 부자들의 세금 인상에 대한 이런 불안을 최대한 이용하려 한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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