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코스피시장이 계속되는 수급불균형 속에 닷새째 하락하며 1500선 아래로 주저앉았습니다. 연중 최저치를 경신한 지수는 1년4개월만의 1500선 이탈이라는 달갑지 않은 기록을 함께 세웠습니다.
간밤 뉴욕증시(21일)는 미국과 러시아간 긴장 고조로 유가(WTI)가 급등(4.5%)하고 신용 불안감이 지속됐으나, 유가 상승 수혜주인 상품관련주들이 증시를 지탱해준 덕에 보합권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소폭 하락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외국인 매도 확대에 1470선까지 밀리다 장 후반 낙폭을 줄여 전일대비 15.68p(1.04%) 내린 1496.91p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외국인이 2737억원 순매도로 나흘째 `팔자' 행진을 이어갔고 개인도 401억원 매도우위를 보였습니다. 반면 기관은 프로그램 매수에 힘입어 2931억원 순매수를 기록했습니다.
이날 프로그램 매매는 비차익거래(+2012억원)를 중심으로 3105억원 매수우위를 나타냈습니다. 이로써 비차익거래는 17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습니다.
연중 최저치 경신에 따른 충격으로 이날 코스피지수는 주변 아시아증시들에 비해 장중 유독 깊은 하락세를 나타냈습니다.
홍콩증시가 태풍으로 휴장한 가운데 닛케이지수는 0.68% 하락했고, 상하이(-1.09%), 가권(-0.10%) 지수 등이 약세로 마감했습니다.
경기방어 통신株 선전
대부분 업종이 내린 가운데 경기방어주 성격의 통신업종이 0.93% 올랐고, 운수장비(0.24%), 의료정밀(0.20%)업종이 강세를 보였습니다.
KT(2.55%)를 비롯해 KTF(1.32%), LG데이콤(00.84%) 등 경기침체에 비교적 둔감한 통신주들이 오름세를 탔고, SK텔레콤은 보합 마감했습니다.
삼성화재(-3.19%)의 온라인 자동차보험시장 진출 선언으로 가격인하 경쟁이 우려되는 보험주들이 일제히 급락했습니다. 현대해상(-8.38%)의 낙폭이 가장 컸고 LIG손해보험(-8.31%), 그린손해보험(-7.54%), 코리안리(-6.36%), 동부화재(-3.50%), 메리츠화재(-3.04%)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삼성전자(0.72%)가 7거래일만에 반등하며 지수 방어에 기여한 가운데, 최근 낙폭이 컸던 현대중공업(0.63%)이 소폭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반면 POSCO(-0.11%), 한국전력(-2.35%), 신한지주(-0.31%), LG전자(-1.83%), 현대차(-1.00%) 등이 내렸고, 25일 지주사 전환 관련 주총을 앞둔 국민은행은 계속되는 외국인 매도공세에 6.05% 급락했습니다.
유가 급등 소식에 케이씨오에너지, 에임하이, 뉴인텍(이상 상한가), 한국기술산업(12.70%), 오알켐(12.16%), 성문전자(6.72%) 등의 양대시장 자원개발/하이브리드카 테마주들이 두드러진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전일 3년만에 500선이 붕괴된 코스닥시장(-2.36%)은 외국인이 사흘만에 매도(-100억원)로 돌아서면서 투자심리가 냉각돼, 480선으로 밀려났습니다.
장중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던 NHN이 0.28% 상승반전한 것을 비롯해 하나로텔레콤(1.34%), 태웅(0.21%) 등 시가총액 1~3위주들이 분전했으나, 메가스터디(-6.24%), 태광(-5.69%), 동서(-1.43%) 등 대부분 시총상위주들은 약세를 기록했습니다.
한편 검찰의 압수소식에 유아이에너지가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고, 루보 중앙바이오텍 보더스티엠 굿이엠지 홈센타 등의 개별주들이 투자심리 위축과 함께 가격제한폭까지 밀렸습니다.
기사회생 뉴욕증시..변동성 확대 전망
주말 뉴욕증시는 전일 급등하며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던 유가가 6달러 이상 폭락한데다 한국산업은행의 리먼브러더스 인수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신용불안감 해소 기대로 주요 지수가 일제히 1% 이상 급등했습니다.
뉴욕발 신용경색 악재로 한국증시가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신용위기의 뇌관으로 부상한 리먼브러더스의 유동성 위기를 타개해줄 유력한 주체가 다름아닌 한국의 은행이고, 이에 힘입어 뉴욕증시가 반등했다는 점은 실제 인수 성사 여부를 떠나 아이러니컬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내년까지 완만해질 것"이라고 언급, 연내 금리인상 의지가 없음을 다시한번 확인시켜줬고, 워렌 버핏은 "주식 가치가 1년 전보다 매력적"이라며 가치투자자들의 매수심리를 자극했습니다.
이에따라 최근 상승채널을 이탈하며 불안한 흐름을 보이던 S&P500지수는 긴 양봉을 기록하며 5일선과 20일선을 넉넉하게 회복했습니다.
8월 초순 돌파한 중기하락 추세선을 지지선 삼아 하방경직성을 보여줬고, 일목균형표 구름층에도 안정적으로 진입함에 따라 추세적 하락의 위험은 크게 줄어든 모습입니다.
또한 적삼병을 기록하며 강하게 반등한 모습은 저가권 대기 매수세가 적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하겠습니다.
8월들어 가장 양호한 기술적 흐름을 보였던 나스닥지수도 의미있는 지지대에서 강하게 반등하며 5일선을 회복했습니다.
그러나 S&P500지수가 급등했음에도 이틀 연속 거래량은 줄어들었고, 60일선 저항을 받고 있으며 기존의 상승채널을 회복하지 못한 점을 볼 때 반등의 연속성에는 의문을 갖게 합니다.
리먼브러더스 유동성 위기 해결과 같은 강력한 모멘텀 발생, 유가의 안정 등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구름층 내부에서 박스권 등락을 반복하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전일 120불을 회복하며 기세등등하게 올랐던 국제유가는 전일 급등분을 고스란히 토해내며 반락한 모습입니다.
러시아-미국간 긴장 속에 급등했던 유가는 터키지역 송유관 복구 소식에 하루만에 급락세로 돌변했습니다. 물론 역상관 흐름을 보이고 있는 달러화의 강세로도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유가의 널뛰기 급등락은 단기 낙폭과대 인식과 투기세력 이탈로 유가의 반등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과의 충돌에 따른 것으로 분석됩니다. 당분간 변동성이 크겠지만 의미있는 반등은 어려울 것임을 짐작케 합니다.
미결제약정 청산 여부에 주목
일단 주말 뉴욕증시의 급등은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며 변변한 지지선 조차없이 무기력하게 흘러내리고 있는 국내증시의 기술적 반등에 힘을 실어줄 전망입니다.
뉴욕증시가 유가의 하락과 신용위기 관련 호재에 반응하고 있다는 점은 중요한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돼 있지는 않다는 반증이므로 긍정적입니다. 불확실한 매크로 변수들로 인해 향후 증시를 낙관할 수 없지만 과도한 비관론 또한 적절치 않음을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다만 최근 글로벌 증시가 그날그날의 재료에 따라 우왕좌왕, 비추세적 흐름을 보이고 있는만큼 긴장감을 유지할 필요는 있습니다.
특히, 국내증시는 내부 모멘텀이 부재하고 유일한 매수세력인 비차익거래 매수의 위력이 약한 상태입니다.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을만큼 수급불균형이 심각하며, 외국인과 팽팽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개인들의 포지션 강화로 미결제약정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추가 하락을 염두에둔 신규 매도세력의 진입과 더불어 미결제약정은 이번주 들어서만 1만계약 이상 증가한 상태입니다. 향후 미결제약정이 본격적으로 청산되는 시점에서 단기 추세전환, 의미를 둘만한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심리에 민감한 개인 선호 테마주, 개별주들의 경우 (누르고 있는 스프링을 언제 뗄지 모르는) 미결제약정 증가와 함께 체감 변동성은 더욱 커질 수 있는 시기이므로 시장이 안정을 찾기까지 보수적 대응이 요구됩니다.
최근 급락으로 대부분 종목들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졌지만 몇몇 경기방어주들의 선전 외에 의지할만한 뚜렷한 주도주를 찾기 어렵습니다. 변동성이 큰 시장이고 바닥이 확인되지 않은 단계이므로 당분간 단기 관점의 신규매수는 자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손절매 시점을 놓친 대부분 투자자들의 경우 우량주를 전제로 현국면에서의 매도는 의미가 없습니다. 악재들의 희석과 밸류에이션 매력 발생을 감안시 미결제약정의 청산시기도 점차 임박해오고 있다는 점에서 잦은 포지션 변경보다는 관망이 유리합니다.
연말 배당투자 이상의 장기 보유가 가능한 투자자라면 업황 사이클 저점을 통과하고 있는 반도체, 자동차업종 등 수출소비재 중심의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합니다. 일부 자동차부품주들의 경우 순자산가치 하회는 물론 올해 예상실적기준으로도 'PER 7'을 밑도는 종목들이 적지 않습니다.
6개월 이상 장기 투자에 자신이 있다면, (시황 변동에 상관없이) 업황 회복국면에 위치해 향후 실적개선이 기대되고 밸류에이션 매력이 어느때보다 높은 종목들, 이익안정성이 높은 저평가 경기방어주들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나가는 전략을 권합니다.
반대로 업황 사이클 정점을 지난 조선 등의 산업재 섹터는 향후 반등을 통해 비중을 점차 줄여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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