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이벤트를 통해 자사 스마트폰 새 라인업인 ‘픽셀4’를 포함한 하드웨어 신제품을 대거 공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날 발표한 스마트폰은 2종으로 5.7인치 화면의 ‘픽셀4’와 그보다 화면이 큰 6.3인치의 ‘픽셀4XL’이다. ‘픽셀4’ 가격은 799달러(약 95만 원)에서 시작하며 이날부터 미국에서 주문을 받고 오는 24일 출시할 예정이다. ‘4XL’ 판매가는 899달러부터다.
‘픽셀4’는 새롭게 개발한 소형 레이더를 내장해 본체를 만지지 않고도 동작인식으로 스마트폰을 조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손의 움직임만으로 음악을 들을 때 원하지 않는 곡은 명단에서 삭제하거나 알림, 벨소리 등을 조절할 수 있다. 또 사용자가 접근하면 얼굴 인식 기술을 사용해 자동으로 잠금을 해제할 수 있도록 한다.
야간 카메라 기능도 크게 개선됐다. 구글은 밤하늘의 별과 심지어 은하계까지 촬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픽셀4’에 도입한 독특한 기능 중 하나로는 자동차 사고 감지가 있다. 자동차 사고를 당했을 때 스마트폰이 이를 인식해 자동으로 911에 전화할 수 있다.
다만 기대를 모았던 차세대 이동통신 5G가 가능한 스마트폰은 이날 공개되지 않았다.
노트북의 가벼운 버전인 ‘픽셀북 고’와 가정용 사물인터넷(IoT) 시스템 네스트 스마트홈 유닛의 새로운 업데이트도 공개됐다.
구글은 또 새로운 비디오게임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태디아가 11월 19일 개시된다고 발표했다. 월 9.99달러 요금이며 사용자가 게임을 설치하는 불편함 없이 웹상에서 스트리밍으로 즐길 수 있다.
여전히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픽셀4’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닷컴도 몇 주 전 하드웨어 신제품을 발표했다. 이들 3개사 모두 매출에서 하드웨어 비중은 매우 낮다. 그러나 아마존과 MS는 시장의 새로운 분야 개척에 성공해 전체 사업을 더욱 성장시킬 기반을 다졌다. 구글은 계속 고전하고 있다. 눈에 띄는 성공이라고 하면 인공지능(AI) 음성인식 비서가 내장된 스마트 스피커 ‘구글 홈’이 있지만 이는 아마존의 ‘에코’에 크게 뒤진 2위에 그치고 있다.
이에 구글이 하드웨어에서 돌파구로 삼으려는 기기가 바로 스마트폰인 것이다. ‘픽셀’은 일반적으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중에서도 최고의 제품으로 간주되고 있다. 다만 현재 고정된 시장 구도를 깨뜨리지는 못하고 있다. 구글은 자체 브랜드인 ‘픽셀’로 스마트폰 판매를 2013년 시작했다. 리서치 업체 IDC에 따르면 이날 픽셀4 전까지 3세대의 픽셀이 이어져 왔지만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1%도 안 된다.
이에 WSJ는 구글이 스마트폰에서도 특화된 분야를 찾아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MS의 ‘서피스(Surface)’는 기업 고객에 특화해 태블릿의 틈새 시장을 개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