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어닝 축포...JP모건·골드만삭스 엇갈린 명암

입력 2019-10-16 10:32 수정 2019-10-1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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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요 은행들이 예상을 웃도는 분기 실적을 잇달아 발표해 월가가 고무된 가운데 투자은행업계 양대산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들은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뛰어넘은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세계 경제 침체 우려 여파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 기조로 방향을 틀면서 은행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낮았음에도 뜻밖의 호실적을 내놓은 것이다. WSJ는 월가가 아직까지는 금리 인하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투자은행계의 대장 격인 JP모건체이스는 이날 전문가 예상치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293억4000만 달러, 순익은 90억8000만 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 늘어난 수치이자 JP모건 창사 이래 3분기 최고 실적이다. 이 영향으로 JP모건 주가는 3% 뛰었다.

JP모건의 깜짝 실적은 경쟁사들에 비해 월등히 증가한 예금 덕분이란 분석이다. 낮은 금리에도 고객의 예금이 늘면서 이를 기업 대출이나 모기지에 활용해 수익을 늘렸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예대 마진 수익은 2% 올라 142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제임스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경기 침체 가능성이 있지만 당장 눈앞에 닥친 문제는 아니다”라면서 “미국의 성장 둔화에도 우리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으며 소비 역시 견고하다”고 평가했다.

씨티그룹과 웰스파고 등 다른 은행들도 웃었다. 씨티그룹도 예상보다 양호한 순익과 매출을 기록했다. 3분기 순익은 49억1000만 달러로 6%나 늘었다.

하지만 월가의 대명사였던 골드만삭스의 주름은 깊어졌다. 골드만삭스의 3분기 매출은 83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익은 18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7%나 급감했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시장 변동성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평가다. 투자은행(IB) 부문 매출이 15%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위워크 모회사인 위컴퍼니에 대한 투자 손실이 8000만 달러에 달했다. 또 차량공유 서비스업체 우버, 의료기기 업체 아반토, 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대한 투자에서도 2억6700만 달러를 손해봤다.

위워크의 기업가치는 올해 초 470억 달러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100억~120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예정했던 기업공개(IPO)도 이 때문에 잠정 연기한 상태다. 우버 주가도 상장 때보다 약 24% 하락했다.

JP모건이 예대 마진으로 재미를 본 반면, 골드만삭스는 이마저도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16억9000만 달러에 불과했다. 여기에 더해 새 사업에 대한 지출 증가도 악재로 작용했다. 골드만삭스는 금융 사업에서 방향을 선회해 실물 경제 분야에 대한 지출을 늘리고 있다. 골드만삭스 주가는 이날 장 초반 3.3% 하락했다.

양호한 실적에 월가에 화색이 돌고 있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금리 인하가 결국에는 은행들의 실적을 갉아먹을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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