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석달만에 기준금리를 또 인하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역대최저치와 같은 수준까지 떨어지게 됐다. 저성장·저물가에 대응할 필요성이 있었던데다, 미국 연준(Fed)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완화기조에 나서고 있는 분위기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기준금리의 실효하한 문제가 불거지는 등 정책여력 부족에 직면한 만큼 추가 인하엔 신중한 모습이다.
이같은 결정은 성장과 물가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고 디플레이션 우려를 사전에 차단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성장흐름이 기존 전망경로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수요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약화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올 2.2%와 0.7%, 내년 2.5%와 1.3%로 각각 예상한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전망치 달성도 어렵다는 점도 인정했다. 한은이 금통위 직후 내놓은 ‘통화정책방향(통방)’과 ‘최근의 국내외 경제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의 성장 전망경로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내수의 경우 설비 및 건설 투자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민간소비 증가세도 다소 둔화하고 있다고 봤다. 수출도 글로벌 교역 위축이 심화되는 가운데 반도체와 석유류제품 단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소비자물가도 당분간 ‘0% 내외’에서 등락할 것으로 봤다. 내년 이후에도 ‘1%대’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기존 ‘0%대 초반’ 평가와 내년 이후 ‘1%대 초중반’ 판단에서 후퇴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