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노른자 '한남3구역' 잡아라"…빅3 건설사 '수주 혈투'

입력 2019-10-17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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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19-10-16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사업비 7조 '역대급' 재개발… 18일 입찰 마감

서울 강북권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의 시공권 확보를 위한 수주 혈전이 시작됐다.

수주전은 단독 시공 확약서를 제출한 GS건설ㆍ대림산업ㆍ현대건설 등 3파전으로 압축됐다. 시공권 확보 전쟁에 뛰어든 건설사들은 이미 상대의 약점을 들춰내는 네거티브 공세에 나섰다.

◇현대건설ㆍ대림산업ㆍGS건설, 자존심 건 한판 승부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은 18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한다. 연내 시공사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2003년 뉴타운으로 지정된 지 16년 만에 시공사를 선정하게 되는 셈이다.

한남3구역 정비사업은 용산구 한남동 686 일대 노후주택을 197개동, 총 5816가구(임대주택 867가구 포함)의 매머드급 대단지 아파트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만 1조8880억 원 수준으로 총 사업비가 7조 원에 달하는 역대급 재개발 프로젝트다.

역대급 사업장에 가장 먼저 시공권 수주 의지를 드러낸 곳은 대림산업이다. 대림산업은 조합의 ‘컨소시엄(공동도급) 불가’ 방침을 수용해 가장 먼저 단독입찰 의지를 드러냈고, 금융권과 손잡고 사업비 7조 원 조달을 위한 금융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한남3구역의 사업비가 7조 원에 달하는 만큼 재무적 안정성을 과시하기 위한 행보로 파악된다.

특히 대림산업은 자사가 지은 재건축 단지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 리버파크’의 매매가가 최근 3.3㎡당 1억 원을 기록한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현대건설도 단독시공 확약서를 제출하고 1500억 원의 입찰보증금을 가장 먼저 완납하며 수주 의지를 드러냈다.

현 시점에서 가장 적극적인 행보는 보이는 곳은 GS건설이다. 이 회사는 단독시공 확약서를 제출한 것은 물론 최근 한남3구역의 단지명인 ‘한남자이 더 헤리티지’를 전격 공개했다.

GS건설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세계적인 건축 설계회사인 어반에이전시(UA)와 조경 디자인 회사 SWA, 상가 설계사 텐디자인(10DESIGN)과 손잡고 만든 설계안도 공개했다. 한남3구역 조합원이 1등 브랜드에 어울리는 ‘최고의 가치’를 누리도록 하겠다는 게 GS건설의 각오다.

GS건설은 서울 은평구 갈현1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사 입찰에 들어가지 않은 데 이어 서초구 방배동 방배삼익 아파트 재건축 사업 수주전에서도 발을 뺐다. 한남3구역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사업성 높지 않은데도 수주 혈투… 왜? = 한남3구역은 한남뉴타운 5개 구역 중 면적이 가장 커 오래 전부터 대형건설사들의 수주 혈투가 예견됐다. 뒤에는 남산, 앞으로는 한강이 흐르는 강북 노른자 땅인 점도 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여온 이유다.

하지만 서울시의 층고 규제에 이어 건폐율(대지면적 대비 건축면적 비율)마저 높아 사업성이 크지 않다. 일반분양 물량은 많지 않은데 조합원은 3880명에 달한다. GS건설이 이번에 공개한 설계에서 상가 설계에 심혈을 기울인 것도 상업시설이 사업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사실 한남3구역은 사업성은 크지 않지만 이 구역 시공권을 가져가면 강북권 최대 노른자 땅을 개발했다는 상징성과 함께 옆에 있는 한남2ㆍ4ㆍ5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한남3구역 입찰일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수주전은 상호 비방전으로 치닫고 있다. 상대 건설사가 진행하는 사업장의 문제를 부각시키거나 경쟁사의 약점을 담은 홍보물이 뿌려지고 있다. 한남3구역 개발에 막대한 사업비가 드는 것을 염두에 두고 경쟁사의 경영 실적과 재무상태를 들춰내 비방하는 전단지도 나돌아다닌다.

다만 역대 최대 사업에도 불구하고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과거 현대건설과 GS건설이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1ㆍ2ㆍ4주구) 시공권을 두고 출혈 경쟁을 벌이면서 업계의 따가운 눈총을 받은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현대건설이 강남권 최대 정비사업장인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사업을 진행 중인 데다 서울의 또다른 대규모 재개발 사업의 입찰에 들어간 상태여서 한남3구역 수주전은 현대건설을 제외한 GS건설과 대림산업의 2파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한남동 일대 공인중개소 측은 “3개 대형건설사가 수주 경쟁을 벌이고는 있지만 사실상 대림산업과 GS건설의 싸움이 되지 않겠냐는 말이 많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조합은 이날 입찰을 마감하면 내달 28일 1차 합동설명회를 열고 12월 중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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