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현지시간)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에게 한국을 자동차 관세 부과대상에서 제외해줄 것을 요청했다.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 중인 홍 부총리는 이날 므누신 장관과 양자면담에서 환율 관련 미국 정부의 상계관세 부과계획에 대해 문의하면서 “무역확장법 232조를 통한 자동차 관세 부과에 한국이 관세 부과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말했다. 한·미 재무장관 회담은 홍 부총리 취임 이후 세 번째다.
므누신 장관은 “한국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양측은 10월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환율보고서를 비롯한 외환 이슈에 대해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는 데 공감했다. 이와 관련, 므누신 장관은 한국의 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주기 단축(반기별→분기별) 등 한국의 외환정책 투명성 제고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아울러 양측은 대이란 제재와 관련해 긴밀한 정책공조가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홍 부총리는 한국 수출기업들의 이란 거래 관련 미수금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요청했으며, 므누신 장관은 양국 간 긴밀한 협의 하에 원만히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앞으로도 긴밀한 소통과 빈틈없는 정책공조를 지속해나가기로 했다.
양측은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홍 부총리는 “일본의 조치가 국제무역규범에 위배되며,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을 훼손해 세계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양국 간 대화와 외교적 노력을 통해 가능한 조속한 시일 내에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한일 양국의 경제협력 관계가 조속히 회복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한편 양측은 면담 후 양국의 인프라 협력 강화를 위한 ‘한·미 인프라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MOU에서 양국은 △연기금 등 민간자본 투자를 유도해 새로운 인프라 금융시장을 창출하고 △한·미 기업의 양국 인프라 시장 상호투자 확대를 위해 협력하고 △남미·아세안 등 인프라 투자에 양국 기업 공동진출을 유도하고 △한·미 정부 간 워킹그룹을 구축해 구체적 협력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기재부는 “이번 MOU는 에너지·인프라 수주를 위해 한·미 간 체결하는 최초의 MOU로서 한·미 경제협력을 새로운 차원으로 진전시키고, 한·미 동맹을 더욱 굳건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한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간 조화로운 협력도 추진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