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류’도 위태로운 중국 경제...시진핑 지도부 시험대

입력 2019-10-18 15:49 수정 2019-10-1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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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가 3분기에 27년래 최악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시진핑 지도부의 정책 수완이 시험대에 올랐다. 경기 하방을 막기 위해 이미 충분한 경기 부양책이 단행된 데다 금융 정책도 한계에 직면한 만큼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현지시간)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3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6.0% 늘었다. 이는 분기 통계를 시작한 1992년 이후 사상 최저치이자 전 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둔화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경제 성장이 1980년대 후반과 비슷한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그러나 경제 규모가 그때보다 훨씬 더 커지면서 예전처럼 두 자릿수 속도로 계속 성장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달 중순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가 6% 이상 성장을 유지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과 세계 경제의 복잡성이 계속될 가능성을 감안했을 때 중국 경제가 이제는 바오류(保六: 6%대 성장률 유지)도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이번 주 국제통화기금(IMF)은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세계 경제 성장률이 금융 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IMF는 2017년 3.8%였던 세계 경제 성장률이 올해는 3%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3개월 전 전망치보다 0.3%포인트 하향한 것이다.

FT는 시진핑 지도부가 걱정하는 리스트의 맨 위에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있다고 했다. 올들어 9월까지 중국의 수출은 무역 전쟁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3.2% 감소했다.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번 주 초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미국과 중국 간의 휴전은 투자 심리를 호전시킬 수 있지만 우리는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우리의 견해를 유지한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내 과제도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3분기 성장률 충격은 미국과의 무역 갈등 여파로 내수와 수출이 모두 침체된 영향이 컸지만, 대량의 돼지 살처분을 초래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등 특수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작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한 후 중국에서는 1억 마리 이상의 돼지가 살처분됐는데, 이는 돼지고기 가격이 약 70% 폭등하는 결과를 초래, 중국의 전체 소비자 가격을 3%나 끌어올렸다.

중국 정부는 올해 성장률 목표치 범위를 6~6.5%로 잡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펼쳤다. 도로와 다리 등 인프라 투자 위주인데, 중국 지방 정부들은 이를 위한 재원 마련에 허덕이고 있다. 이에 뛰어든 민간 기업들은 부실 대출로 소규모 은행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대부분은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단기간에 경제 활동을 강화시키는데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중국 정부는 이미 높은 수준에 있는 채무 확대를 줄이기 위해 지급준비율 인하와 신용 확대 등 경기 하방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봄에는 2조 위안 규모의 감세를 단행하기도 했다.

FT는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앞으로도 통화 완화 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신용 확대 효과는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수준보다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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