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지주사 전환 '마지막 장벽' 넘을까?

입력 2008-08-25 18:25 수정 2008-08-26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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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부양 효과 미미...주주 설득에 총력

국민은행이 25일 임시주주총회에서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순조롭게 의결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수 주주들의 사전 반대 표명으로 막판까지 진통을 겪고 있다.

이날 주총 참석 주주의 89.3%의 찬성으로 지주회사 전환은 순조롭게 의결했으나, 내달 4일까지 주식매수 청구권을 행사하는 주주 비율이 15%를 넘을 경우 지주사 전환이 무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주전환 의결...'사전 반대' 미공개

국민은행을 비롯한 KB금융그룹 8개사는 25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주식의 포괄적 이전방식에 의한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결의했다.

또한 신설되는 KB금융지주회사의 대표이사 회장에 황영기씨를 선임하고, 이사에는 강정원 국민은행장과 김중회 KB금융지주 사장 등 11명의 이사를 선임했다.

이날 주총에는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수 가운데 53.8%(1억8111만5196주)의 주주가 참석해 이 중 89.3%(1억6166만7030주)가 찬성함으로서 참석 주식 수의 3분의 2, 전체 주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해야하는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시켰다. 즉 현재까지 전체 주주의 약 48%가 지주사 전환에 찬성표를 확보한 셈이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이날 주주들의 사전 찬반 서면통지 결과를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는 예상보다 반대표가 많아 주가하락을 우려해 비공개 방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사전 반대한 주주들이 예상보다 많은 경우 자칫 주주들의 불안심리를 더욱 자극하게 되고, 이는 주가하락이나 주식매수청구 확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주총에 참석하지 않은 표가 전체의 46.8%에 달해 주식매수청구 비율 15%선을 지켜낼 수 있을지는 현재로서는 장담하기 이른 상황이다.

따라서 국민은행측도 표면적으로는 여유있는 모습이나 내심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가부양 및 주주설득에 총력

성공적인 지주사 전환을 위해 국민은행은 그동안 국내외 투자자들을 설득하는 작업을 적극 벌여왔다.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와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8월초 싱가포르와 홍콩, 유럽과 미국 등을 돌며 기업설명회(IR)를 개최했고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국내에서는 전체주식의 5.02%를 보유한 최대주주 국민연금을 설득해 지주회사 전환에 대해 찬성의사를 이끌어낸 바 있다.

하지만 국민은행의 주가부양 효과는 그리 신통치 않았다. 25일(종가기준) 국민은행 주가는 5만7300원으로 주식매수청구가(6만3293원)와는 10% 이상 격차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국민은행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마감일인 내달 4일까지 주가부양 및 주주설득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신임 KB금융지주 대표이사로 선임된 황영기 회장은 "은행부문에서 리딩 뱅크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M&A 등을 통한 비은행부문의 다각화로 종합적인 금융역량을 강화하겠다"면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사업부문의 기반을 확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지주회사 출범 이후 5년 이내에 아시아에서 10위권, 세계에서 50위권의 금융그룹을 목표로 그룹의 위상과 가치를 높여 아시아 금융을 선도하는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만들어가겠다"는 각오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현재 지지를 확인받은 찬성표가 절반 수준에 불과하지만, 주가가 6만원선에 근접한다면 지주사 전환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2001년 신한금융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당시에도 약 20~30%의 사전 반대 주주가 있었으나, 막상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주주는 1.26%에 불과했다.

이에 관련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자산운용사 등 법인들이 일단 '사전 반대'를 표하는 것은 투자자들의 이익 대변을 위해 당연한 것"이라면서 "하지만 국민은행 주가가 6만원선에 근접할 경우 막상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비율을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국민은행의 지주사 전환의 성공 여부는 향후 열흘간 국민은행 경영진이 시장과 투자자들에게 얼마나 신뢰감을 주느냐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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