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딩을 즐기며 시원한 맥주 한잔을 즐길 수 있는 골프장 내 그늘집(간단히 식음과 휴식을 즐기는 곳)이 달라진다. 골프장 그늘집의 편의점화가 속속 진행되고 있어서다.
기존 편의점이 식품과 생활용품까지 취급했다면 골프장 그늘집은 먹거리 위주로 상품을 구성, 기존 그늘집 판매 상품보다 10배가량 늘린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스낵 코너 수준이던 그늘집은 앞으로 수제맥주와 다양한 가정간편식(HMR)을 즐길 수 있는 장소로 변모할 전망이다.
GS25는 뉴서울CC과 손잡고 골프장 내에서 운영하는 그늘집 4곳을 첨단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스토어 편의점으로 새 단장한다고 21일 밝혔다.
뉴서울CC는 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해 수도권 접근성이 뛰어난 36홀 골프장이다.
이번에 새롭게 오픈하는 편의점은 60여 종의 식·음료 상품 판매뿐 아니라 각종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GS25 스마트스토어(이하 스마트스토어)로 꾸며졌다. 이 매장은 무인 편의점으로도 운영이 가능하다. 스마트스토어에 적용된 계산기(POS)는 직원이 직접 결제를 할 수도 있고 골프장 이용객들의 셀프 결제가 가능한 방식으로도 운영되는 하이브리드 매장이다. 스마트스토어에서는 영상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골프 정보와 날씨, 뉴스 서비스도 제공받을 수 있다.
골프장 그늘집의 변화는 이마트24가 먼저 주도했다. 편의점 업계 최초로 7월 30일 포천힐스CC에 12평 규모의 그늘집 두 곳을 무인편의점으로 전환한 것. 지난달에는 안성 소재 골프존카운티 안성W골프장 그늘집에 이마트24 안성W점을 오픈하기도 했다.
이마트24의 그늘집 편의점은 GS25와 달리 100% 무인 편의점이다. 사실상 다양한 자판기인 벤딩머신을 통해 먹거리를 제공하거나 매장형 셀프계산대를 도입한 방식이다. 판매 품목은 매장별로 차이가 있으며 100~200여 개 품목이다.
포천힐스CC의 그늘집은 벤딩머신에서 생수를 비롯해 탄산수, 음료, 아이스크림과 함께 골프를 치는 중간에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가벼운 스낵류와 초콜릿, 핫바, 삶은 계란, 소포장 과일 등이 구비돼 있다. 골프존카운티 안성W의 그늘집은 ‘셀프계산대’를 통해 직접 바코드를 찍고 결제할 수 있는 무인편의점 형태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그늘집의 편의점 전환이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골프장 입장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고 고객 입장에서는 상품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건비 부담으로 인해 국내외 도심에도 무인점포가 속속 들어서는 추세다. 아마존의 경우 2021년까지 무인편의점 ‘아마존고’ 매장을 30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편의점 후발주자인 이마트24 역시 무인편의점 모델로 ‘이마트24 셀프’와 자판기형 매장인 ‘이마트24 세이브’를 50개로 확대했다.
편의점 간 그늘집 경쟁도 예고된다. 기존 그늘집 전환을 위한 경쟁은 물론 상품 구색에서 차별화도 기대된다. 또 GS25가 도입한 골프정보 제공 등도 차별화 요소 중 하나다.
정필묵 뉴서울CC 대표는 “골프장 그늘집이 첨단 유통기술을 적용한 스마트스토어로 탈바꿈함에 따라 인건비 등 관리 부담을 줄이고 골프장 이용객들에게는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선물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