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거래량으로 가격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상장사가 15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거래대금 미달은 상장폐지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인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달 기준 거래량이 부족해 호가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상장사(스팩, 우선주 제외)는 153개사로 집계됐다. 코스피가 84개사, 코스닥이 77개사다. 일평균거래대금이 5000만 원 미만이거나 적은 거래량으로 가격 변동폭이 큰 종목(가격연속성 70% 미만)은 저유동성 종목으로 지정된다.
문제는 저유동성이 지속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상장폐지될 위험이 있다는 점이다. 현행 한국거래소 상장규정상 △월평균 거래량 및 거래대금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 △시가총액이 미달할 경우 △유동성 공급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경우 등은 관리종목에 지정될 수 있다.
다만 이를 막기 위해 한국거래소는 저유동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장사들과 유동성 공급계약(증권사가 임의로 유동성을 공급해서 호가를 맞추는 것)을 맺거나 단일매매계약(10분 단위로 단일가격으로만 거래) 등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거래량 부족으로 인한 가격 급등락과 규모가 작은 상장사들의 관리종목 지정을 막기 위한 조치다.
올해 유동성 공급자(LP)와 유동성 공급계약을 맺은 상장사는 29개사(코스피 22사, 코스닥은 7사), 단일가매매를 적용하는 곳은 30개사(코스피 28사, 코스닥 2사)다. 그러나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 상장사의 경우 일정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관리종목에 지정될 수 있다.
반면 유동성 공급계약이나 단일매매계약을 체결하지 않아 저유동성으로 관리종목 위기에 처한 상장사는 국제약품, 삼화왕관, 일성신약, 제이스테판, 한진중공업홀딩스, 미래테크놀로지, 미창석유, 한국제지, SBS미디어홀딩스, 동일산업, 경인전자, 영풍제지 등이다.
이번달 들어 일평균 거래대금은 조흥이 555만 원으로 가장 적었다. 이어 모아텍(622만 원), 디씨엠(657만 원), 삼정펄프(787만 원), CS홀딩스(993만 원) 순이다. 가격 연속성 측면에서는 쎄니트(55.8%), 미래테크놀로지(59%), 디오스텍(64.69%), 제이스테판(69.25%) 등이 70% 미만이다.
다만 지금까지 저유동성으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상장폐지 위기까지 처한 사례는 많지 않다. 대표적으로 2016년 1월 4일 동신건설이 거래실적 부진으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다음 분기(2016년 4월 1일)에 관리종목 지정이 해제된 바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상장 규정에 따라 거래량 부진이 관리종목 여부에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며 “다만 유동성 공급계약 등을 체결할 경우에는 예외로 처리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