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홍 퓨전데이타 대표, 4년 만에 M&A 재도전…불안한 자금력에 소액주주만 ‘눈물’

입력 2019-10-21 15:49 수정 2019-10-2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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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홍 퓨전데이타 대표가 피에스엠씨에 대한 적대적 M&A를 실패한 지 4년 만에 상장사 인수에 성공했다. 다만 취약했던 자금력은 여전히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실제 박 대표 등이 회사를 인수한 후 주가가 급락해 수많은 소액주주들이 손실을 보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퓨전데이타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 다수가 과거 ‘리차드앤컴퍼니’에 재직했다. 이 회사는 약 4년 전인 2015년 6월 방산업체인 피에스엠씨에 대해 적대적 M&A를 시도했다가 3개월 만에 지분을 모두 정리하면서 실패한 전력이 있다.

리차드앤컴퍼니 출신들이 퓨전데이타로 이직한 것은 이들이 대부분 이 회사를 인수한 퓨전홀딩스(구 삼성금거래소홀딩스)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이직한 임원은 전ㆍ현직을 합쳐 임병진, 온성준, 조윤서, 임병진, 최범수, 박 대표 등으로 두 회사는 구성원이 대부분 같다.

당시 리차드앤컴퍼니는 피에스엠씨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주주명부 열람 가처분 소송 등 경영권 분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관련 소가 기각되자 지분을 전량 처분했다. 당시에도 이들은 대부분 지분에 대해 공동보유약정을 맺거나 세종저축은행(현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에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는 등의 방법으로 보유했다.

관련 내용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한 관계자는 “당시 법원은 이들이 지분을 보유한 기간이 짧아 의결권 행사를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그 몇 개월을 못 버텨서 나간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현재 리차드앤컴퍼니는 사명을 얼라이브컴퍼니로 변경하고 온성준 씨만 사내이사로 재직 중이다.

박 대표 등은 4년이 지나 퓨전데이타를 인수했지만, 여전히 자본력의 한계 때문에 경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애꿎은 소액주주들이 큰 손실을 봤다는 지적이 나온다.

퓨전홀딩스는 지난해 11월 23일 다수의 기업과 함께 전 최대주주인 이종명 전 대표에게 이 회사 지분 31.3%를 194억여 원에 인수했다. 주당 가격은 7390원. 그러나 인수 직후 FI로 참여한 기업들은 대부분 지분을 매도했고 퓨전홀딩스가 인수한 지분은 11.60%로 72억 원 수준이다.

그리고 퓨전홀딩스는 이 지분을 인수 10일도 안 돼 절반 넘게 매입가에 장외매도한다. 남은 물량 전부도 주당 1570원에 모두 장내매도한다. 이때 회수된 금액은 약 50억 원이다. 22억 원은 손실로 남았다. 이후 16억 원을 투입한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 3.36%를 확보했다. 특히 장내매도는 주식 수를 3배로 늘리는 무상증자를 진행한 다음 날 이뤄졌다. 물량을 늘려 거래량을 확보한 후 매도한 셈이다.

지분 인수 10일도 안 돼 보유지분을 처분한 사실을 공시하지 않은 사실 역시 주목할 대목이다. 지연공시로 벌점 6.0점을 받아 불성실공시법인에, 자본잠식으로 인해 관리종목까지 지정됐다.

결과적으로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해 10월 30일 종가 9680원과 비교해 1여년 만에 94%가 증발했다. 이는 전날(20일) 종가 192원에 3배 무상증자를 고려해 576원으로 놓고 계산한 수치다. 특히 무상감자 소식에 주가는 더욱 곤두박질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퓨전데이타가 주식시장에서 호재로 인식되는 타 법인 인수 결정을 지속해서 발표했던 점도 소액주주의 피해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타인의 자본을 이용하거나 무자본으로 M&A를 하는 것이 불법은 아니지만 충분한 자금력이 없으면 사고가 날 확률이 매우 높다”며 “담보 계약 등 때문에 주가를 높여야 할 이유가 있다면 소액주주로서는 호재가 아니라 큰 폭탄을 떠안는 격”이라고 조언했다.

퓨전데이타 관계자는 “관련 내용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박 대표가 바빠 당장은 연락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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