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취업 준비하는 91년생 김정웅

입력 2019-10-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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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년생 기자 김정웅. 운이 좋은 덕에 다행히 취업을 했다. 아주 평범한 성향의 그가 만약 불운하게도 현재 지옥불이 타오르는 취업시장에 몸담고 있는 상황이라면 어땠을지 설문조사 결과들을 토대로 시뮬레이션을 해봤다.

91년생 취준생 김정웅. 29세인 그는 이미 신입사원 적정연령을 넘겼다.(사람인, “대졸 신입사원 적정연령 남성 27.9세로 나타나”) 그러나 그만 특별히 극단적으로 나쁜 상황인 것도 아니다. 신입사원 전체 지원자 중 34%는 30대라고 하니, 그와 같은 처지인 사람은 발에 채일 정도로 많다.(사람인, “대졸 공채 지원자 30대 이상이 34%”)

그게 그가 낙관적이란 의미는 아니므로 열심히 입사지원서를 넣는다. 2019년 상반기에만 13회의 입사지원을 했지만 서류 합격은 단 2번.(사람인, “구직자들 상반기 평균 13회 지원 2회 합격”) 지난해도 취업 준비를 하고 있었음을 감안하면 약 40회 정도의 입사지원을 한 셈이고 6번만이 '서류 전형을' 통과할 수 있었다. 그나마도 떨어졌으니 여지껏 취업을 준비 중이다.

대기업만 써서 그런가? 아니다. 그는 눈이 낮은데도 이렇다. 그는 취업만 된다면 ‘그 어느 회사’를 막론하고 갈 수 있다는 ‘평범한’ 취준생 중 한 명이며(잡코리아, “취준생 3명 중 1명 취업만 된다면 어디든 간다”), 받고 싶은 월급도 250만 원이 안 될 만큼 소박하다. 그나마도 실제로 받을 것 같은 월급은 220만 원쯤일 것 같다. (잡코리아, “취준생이 받고 싶은 첫 월급 ‘248만 7000원’”)

만약에 ‘너무나 운이 좋게’도 ‘아무 기업’이나 입사하는데 성공했다 치자. 심지어 그래도 별로 행복할 것 같지 않다. 실제로 ‘아무 기업’이나 입사한 주위 친구들을 보니 대다수가 연봉과 회의감 때문에 이직을 생각하거나 시도해보지만 대부분은 실패한다고들 한다.(잡코리아, “직장인 90% ‘이직 고려한 적 있어’”)

다시 말하지만 이게 ‘너무나 운이 좋게’도 ‘아무 기업’에나 입사하는 데 성공했을 때를 상상한 경우의 얘기다. 적당히 불운한 경우의 참담한 상황은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기자수첩이란 대개 ‘~~에 대한 당국의 조속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식으로 끝나지만, 이 문제만큼은 그럴 수가 없다. 취업난은 누가 잘못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굳이 무엇인가 필요하다고 해야 한다면, 이 세대, 그리고 더 지옥같은 ‘좁은 문’을 겪을 다음 세대에게 ‘공감’과 ‘위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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