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가 집에서 하룻밤 보내기…만추 맞이 '북스테이'

입력 2019-10-23 09:03 수정 2019-10-23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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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마지막 절기 '상강'…'책 읽는 여행' 할 수 있는 숙소 5곳

▲충청남도 공주시. (사진제공=이하 에어비앤비)
▲충청남도 공주시. (사진제공=이하 에어비앤비)
어느덧 가을빛 완연한 만추에 접어들었다. 선선하고 청량한 가을은 책을 읽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올 가을이 끝나기 전 ‘북스테이(Book Stay)’를 통해 책과 함께 여행을 떠나보자.

에어비앤비는 책 번역가인 호스트가 운영하는 숙소부터 소설 속 배경이 된 장소에서 보내는 하룻밤까지, 이색적인 ‘독서 여행’이 가능한 숙소를 추천했다.

◇마을 책방에 둘러싸인 1960년대 한옥들 = 고즈넉한 충남 공주 구도심 한옥에서 책과 한번 조우해보자. 1990년대 이후 신도심으로 사람들이 빠져나가고 조용한 주거지역이 된 공주 봉황동은 최근 매력 있는 공간이 속속 들어서며 떠오르고 있는 여행 스폿이기도 하다.

호스트 권오상 씨는 “공주 원도심에 반해 봉황동에서 에어비앤비 숙소 운영을 시작하게 됐다”며 “옛 가옥과 도시한옥, 70년대 양옥과 신축 단독주택까지 거의 모든 시대의 건물이 공존하여 많은 이야기가 숨어있는 것이 매력”이라고 전했다.

근대 한옥의 모습을 간직한 이곳에는 한옥, 전통문화, 건축, 여행, 공주와 관련된 도서가 비치돼 있다. 숙소 가까이에 공주 최초의 독립 책방인 ‘가가책방’이 있어 책을 읽고 골목을 탐험하며 1960년대의 공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다. 호스트가 투숙객들에게 숙소 인근 곳곳에 자리잡은 동네 책방을 소개한다.

▲제주도 성산읍.
▲제주도 성산읍.

◇번역가 집에서 보내는 하룻밤 = 책 번역가인 호스트가 운영하는 제주 성산읍의 돌집 서재에는 약 2000여 권의 책이 비치돼 있다. 오로지 독서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게 호스트의 설명이다. 숙소에는 TV 대신 취향에 따라 골라 읽을 수 있는 다채로운 서적이 자리잡고 있다. 숙소 앞에 펼쳐진 푸른 바다 덕분에 온전히 숙소에서 머무르며 나만의 시간을 보내기에 충분하다.

▲경기도 파주시.
▲경기도 파주시.

◇예술가들의 독서 공간 = 파주 헤이리에 가면 예술가들의 서재를 들여다볼 수 있다. 이안수 사진작가가 예술가들의 아지트로 마련한 이 숙소는 1만4000명의 국내외 예술가들과 여행자들이 머물고 교류하며 예술의 영감을 받은 문화 공간이기도 하다. 숙소 전체가 서재처럼 꾸며져 있으며 여행, 요리, 철학, 역사, 영화 등 약 1만2000여 권의 책을 소장하고 있다. 강원도산 잣나무 순수 원목으로 제작된 책장, 핸드메이드 책상과 의자로 꾸며진 숙소에서 읽는 책은 자연 속 예술가가 된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강원도 평창군.
▲강원도 평창군.

◇책과 LP판이 주는 아날로그 감성 = 강원도 청정 숲속에 있는 이 오두막집은 갖가지 책, 그림, LP 컬렉션이 가득해 아날로그 세계로 다시 돌아간 듯한 감성을 자아낸다. 해발 700m의 고지 위에 위치해 음악을 듣고 책을 읽으며 사색하기 좋은 공간으로, 패션지 기자 출신 아내와 화가 남편의 집으로 부부가 엄선한 책들이 여행객을 맞이한다. 밤이면 강원도 깊은 산골에서 쏟아지는 별빛은 물론 책의 문장과 함께 흐르는 LP판의 음률이 가을밤의 낭만을 채워준다.

▲경상남도 통영시.
▲경상남도 통영시.

◇박경리 소설 ‘김약국의 딸들’ 속 집 = 소설 속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독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숙소도 있다. 통영에 있는 오래된 한옥은 박경리 작가의 소설 ‘김약국의 딸들’의 배경으로 사용된 곳으로 100년의 역사를 담고 있다. 통영의 자연과 조화롭게 설계된 전통 한옥의 거실 한 편에는 내적 평온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들이 준비됐다. 이번 가을 소설 속 주인공이 살던 집에 들어가 책이 주는 마음의 안식에 취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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