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ㆍ글로벌 담배회사만 배불린다"…액상담배 사용 중단 권고 후폭풍

입력 2019-10-23 14:44 수정 2019-10-2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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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쥴 디바이스와 팟.
 (쥴랩스코리아)
▲쥴 디바이스와 팟. (쥴랩스코리아)

정부가 23일 액상형 전자담배의 사용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권고하면서 담배업계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이번 정부 조치는 무엇보다 액상형 전자담배 전문점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액상형 전자담배 비중이 미미한 대기업과 글로벌 담배 제조사는 액상형 전자담배를 대체할 수 있는 궐련과 궐련형 전자담배의 매출 비중이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해외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로 인한 사망사고가 줄을 잇고 국내에서도 의심 사례가 신고됨에 따라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사용 중단을 권고하는 한편 기존 담배 분류에 대한 법률 개정을 통해 담배잎이 아닌 줄기나 뿌리에서 추출한 니코틴을 사용한 제품도 담배에 포함하기로 했다.

일단 국내 기업인 KT&G를 비롯해 BAT코리아, 한국필립모리스, JTI코리아 등 글로벌 담배 제조사들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들 가운데 KT&G만이 액상형 전자담배 브랜드(릴 베이퍼)를 보유하고 있지만 매출 비중은 기존 궐련과 궐련형 전자담배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사실상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규제로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글로벌 담배 제조사 중 이번 조치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기업은 액상형 담배 선두주자인 쥴랩스코리아다. 다른 담배 제조사와 달리 쥴랩스코리아는 액상형 전자담배 단일 제품만 취급하고 있어 규제에 따른 대체재가 없다.

정부의 발표 후 쥴랩스코리아는 즉각 입장을 발표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회사 측은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정부의 우려에 깊이 공감한다”면서도 “쥴에는 미 질병예방센터(CDC)가 폐 질환 발병의 원인 물질로 발표한 THC(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 및 비타민 E 화합물이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액상형 전자담배 전문점들의 단체로 회원 대부분이 영세상인인 한국전자담배협회는 쥴랩스코리아보다 이번 조치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김도환 한국전자담배협회장은 “국내 의심사례는 단 한 건뿐인데 이를 근거로 사용중지를 권고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며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에는 미 FDA가 사망원인 물질로 규정한 성분이 포함되지 않았는데도 사용중지를 권고하면 궐련으로 회귀하는 이들만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조치로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는 대기업과 글로벌 담배제조사들은 반사이익 기대감이 흘러나오고 있다. 23일 한국필립모리스는 연속 사용이 가능한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3 듀오’를 출시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디바이스는 보통 1년 주기로 신제품을 내놓고 있어 올해 말~내년 초 다른 제조사들도 신제품 출시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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