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은 ‘세종 컬렉터 스토리’와 ‘세종 카운터 웨이브-내재된 힘’ 전시회를 23일 동시 개막했다.
‘세종 컬렉터 스토리’는 컬렉터에 대한 역할을 재정립하고 사회적 인식의 전환을 끌어내 미술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하는 취지로 진행되는 전시다. 미술품 수집을 과시의 행위나 투기로 보는 사회적 인식을 재고하며 미술계에서의 컬렉터의 역할을 재정립하기 위한 세종문화회관의 첫 시도다.
이번 ‘세종 컬렉터 스토리’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은 김희근의 수집품들이다. 김희근은 1985년 판화를 구입하며 본격적으로 작품을 수집했다. 현재도 물심양면으로 문화 예술계를 지원하며 왕성하게 활동하는 컬렉터다. 40여 년간 모은 그의 소장품들이 미술관에서 처음 일반에 공개된다.
전시는 대중성의 절제, 개념과 형식, 움직임과 사유라는 세 가지 섹션으로 구성된다. 1950년대 추상 표현주의의 주관적 엄숙성에 반대하고 대중 문화적 시각 이미지를 미술의 영역 속에 수용하고자 했던 앤디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부터 공간을 초월한 서사 개념을 작업에 도입했던 백남준, 요셉보이스, 라이언 갠더, 돋보이는 실험정신으로 사진 매체에 역동적 재해석 작업을 보여주는 토마스 루프 등 국내외 작가 28명의 작품 49점이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1관에서 전시된다.
특히 할랜드 밀러의 ‘Boss’나 양혜규의 ‘Edibles-Marketplace, genting garden, baby butterhead’는 컬렉터 김희근의 새로운 수집품으로,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김희근 벽산 엔지니어링 회장은 이번 전시 개막식에 참석해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이 새롭게 변화하는 데 있어 촉매 역할을 하러 나왔다”라며 “미술계 활성화를 위한 방법을 묻는다면, 작품을 사라고 말하고 싶다. 작가를 많이 사랑하고 격려하며 작품을 구입하는 것이 미술계가 더 발전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앞으로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더 많은 컬렉터와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자 한다”면서 “중견 작가전 외에도 청년 작가전 등 다양한 작가층의 이야기를 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개막하는 ‘세종 카운터 웨이브’ 전시는 현재 작가를 지원하는 제도나 정책이 청년 작가들에만 치중된 점을 고려해 꾸준하게 창작 활동을 한 중견 작가들의 치열하고 깊이 있는 예술 세계를 재조명함으로써 한국 미술계의 중추와 희망을 소개하고자 기획됐다. 제여란, 이민혁, 샌정, 이탈, 이경호 작가가 참여하며 평면, 입체, 영상 등 40점 내외의 작품들이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2관에서 전시된다.
‘세종 컬렉터 스토리’는 23일부터 11월 12일까지, ‘세종 카운터 웨이브’는 23일부터 12월 15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