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산업단지 화물 컨테이너서 39구 시신 발견

밀항·인신매매와의 연관성 주목

▲영국 남동부 에식스주 한 산업단지에 주차된 화물 트럭에서 시신 39구가 발견됐다. 로이터연합뉴스

영국의 한 산업단지에 있는 화물 트럭 컨테이너에서 39구의 시신이 발견돼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2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영국 남동부 에식스주 그레이스의 워터글레이드 산업단지에 주차된 화물 트럭 컨테이너에서 이날 오전 1시40분께 39구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은 해당 컨테이너에서 10대 한 명과 성인 38명 등 총 39명을 발견했고 모두 사망한 상태였다고 확인했다. 경찰은 이후 컨테이너를 안전한 장소로 옮겼으며 현장 주변을 통제하고 산업단지 출입을 금지했다.

경찰은 북아일랜드 출신 25세의 모리스 로빈슨을 살인 혐의 용의자로 체포했다. 로빈슨은 해당 트럭을 운전한 운전사다.

BBC는 해당 컨테이너가 벨기에 제브뤼헤를 출발 이날 오전 0시30분께 워터글레이드 산업단지 인근 부두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이후 오전 1시5분께 항구를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에 급파된 국가범죄수사팀은 해당 컨테이너가 영하25도의 냉동고로 보인다고 전했다.

해당 트럭은 한 아일랜드 여성이 2017년 6월 19일 불가리아에 등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후 불가리아로 다시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보이코 보리소프 불가리아 총리는 “우리나라와 트럭 및 컨테이너 사망자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면서 “영국 당국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앤드루 마리너 에식스 경찰 총경은 “많은 수의 사람이 생명을 잃은 매우 비극적인 사건”이라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규명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피해자들의 신원 파악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사고가 밀항 혹은 인신매매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수년간 화물 트럭은 물론 상업용 컨테이너를 이용해 유럽 대륙으로부터 영국으로 밀입국하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이번 사건처럼 냉동고 컨테이너도 종종 발견되고 있다.

지난 2000년 토마토 트럭을 타고 밀입국을 시도하던 중국인 58명이 도버에서 죽은 채 발견되기도 했다. 2015년에는 71구의 시신이 고속도로에 버려진 대형 트럭에서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불가리아와 헝가리의 인신매매 트럭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