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표 기업 SK하이닉스는 메모리 가격 급락 탓에 13분기 만에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5000억 원을 밑돌았다.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 매출 6조8388억 원, 영업이익 4726억 원을 각각 올렸다고 24일 발표했다.
창사 이후 최고 실적을 올렸던 1년 전과 비교하면 10분의 1에도 못 미친 ‘초라한’ 성적표다. 또 지난 2016년 2분기(4529억 원) 이후 13분기 만에 가장 적은 흑자다.
4분기에도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전체 영업이익은 작년(20조8438억 원)의 7분의 1 수준인 3조 원 안팎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역시 전 분기보다 영업이익이 70% 급감하는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현대차가 이날 발표한 3분기 실적은 매출액 26조9689억 원, 영업이익 3785억 원이다.
영업이익은 ‘세타2 GDi’ 엔진과 관련한 품질 비용이 약 6000억 원 반영되면서 2분기 1조2380억 원보다 69.4% 급감했으며, 영업이익률은 1.4%에 그쳤다.
다만 작년 동기 대비로는 기저효과에 따라 영업이익이 31% 늘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3분기에도 엔진 리콜 등으로 3000억 원을 반영함에 따라 영업이익이 2890억 원에 그쳐 2010년 새로운 회계기준이 도입된 이후 분기 기준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기아차도 전 분기보다 45% 급감한 2915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애초 올 영업이익이 5000억 원 가까이 될 것으로 추정됐으나 '세타 엔진' 충당금 반영으로 영업이익률이 3%대로 떨어졌다.
포스코는 9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했지만 수익성은 악화했다. 3분기 1조398억 원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4968억 원)은 무려 53% 줄었다.
삼성전기는 3분기 매출 2조2721억 원, 영업이익 1802억 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16%, 영업이익은 24% 늘었다. 다만 전년 대비로는 매출 4%, 영업이익은 무려 59% 감소했다. 회사 측은 지난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던 MLCC 시장의 수요 회복 지연이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등 우리나라 수출을 이끄는 주요 산업이 최악의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며 “내년 역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기업의 보수적인 경영 기조는 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