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 따르면 나딤은 ‘2045년까지 선진국 진입’이라는 목표와 함께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조코 위도도(별칭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강력한 개혁 의지가 반영된 특별 인사로 볼 수 있다. 고젝에서 200만 운전자를 교육하고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해낸 나딤의 경험을 살려 인도네시아에 필요한 인재 육성을 서두르겠다는 뜻이다.
나딤 장관은 이날 취임사에서 5000만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 정보·기술(IT) 교육을 서두르겠다는 방침을 나타냈다. 조코위는 “산업계에 도움되는 인재 육성의 돌파구를 만들어 달라”며 교육기관과 산업계의 가교로서의 역할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딤은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후 2015년 고젝을 창업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불과 3~4년 만에 스마트폰을 이용한 차량 공유와 배송, 금융 등의 서비스를 본격화하며 인도네시아인의 생활에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적인 서비스로 키워냈다.
현재 고젝은 세계에 2개 정도 밖에 없는 거대한 비상장 스타트업 ‘데카콘(기업가치 10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사)’이 됐다. 나딤은 지난 21일 입각 요청을 받고 고젝 CEO직에서는 물러난 상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내각 인사의 겸직을 금하고 있다.
나딤은 23일 고젝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배차 등의 서비스로 인도네시아인들의 삶을 개선해온 것에 대해 “인도네시아에서 (고젝에서와 같은) 고급 인력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교육 시스템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입각 이유를 밝혔다.
원래 그는 전문 분야인 디지털 담당 장관이나 혁신 담당 장관 지명이 유력했으나, 결과적으로 교육·문화부 장관으로 정해졌다. 요직에 기용된 건 그만큼 나딤이 고젝에서 운전자들을 교육하고 일자리를 만들어준 점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국가적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라는 것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일찍부터 나딤의 사업에 주목했다. 2015년 12월 교통부 장관이 차량공유 서비스업을 금지하는 규제를 내놓자 “누구를 위한 규제냐”며 엄하게 질타하고 이를 철회시킨 일화도 있다. 올해 4월에는 고젝 운전자를 위한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4월 대선에서 재선이 결정돼 새 내각 인사를 고민하던 중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 사이 태어난 세대)를 대표하면서 유력 스타트업 경영자를 물색하던 중 나딤을 점찍었다.
하지만 교육·문화부 장관으로서 나딤의 앞길이 순탄해보이지만은 않는다. 인구가 3억 명에 가까운 인도네시아에서 노동 인구 중 최종 학력이 초등학교 졸업 이하인 사람의 비율은 약 40%에 이르며, 중학교 졸업 이하까지 합하면 약 60%에 달한다. 이는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인재가 적다”는 불만과 함께 해외에서의 투자가 주변국으로 비켜가는 원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나딤은 단기간에 교육의 근본적 개선과 산업계 인력 육성이라는 어려운 과제에 대한 해답을 내놔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됐다.
한편, 고젝은 나딤의 공백을 메꾸기 위해 공동 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고젝은 23일 케빈 알루위 공동 창업자와 안드레 솔리스트요 사장을 공동 CEO로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두 사람은 오랫동안 나딤과 고젝을 이끌어온 인물들로, 나딤도 “고젝 최고의 인재”라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