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이 단절됐거나 해고된 사람의 경우 장기실업자가 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아울러 장기실업자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었다. 실직 장기화를 완화하기 위해 정부가 취업알선이나 직업재교육 정책 등 사회안정망 확충에 나설 때로 보인다.
28일 오삼일 한국은행 모형연구팀 과장 등이 발표한 ‘BOK 이슈노트, 실업자의 이질성 분석: 구직기간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노동시장 재진입(경단자)과 해고에 의해 실업자가 됐을 경우 다시 취직할 확률은 각각 33.5%와 36.4%에 그쳤다. 이는 자발적퇴사(43.4%)나, 임시계약만료(56.7%), 신규진입(45.3%), 기타(53.9%) 사례의 재취업 확률보다 낮은 것이다.
또, 구직기간도 상대적으로 길었다. 경단자와 해고자가 5개월 이상 구직활동을 하는 비중은 각각 39.7%와 10.9%로, 1개월 이하 비중(각각 17.1%, 7.7%) 보다 높았다. 반면 자발적퇴사(각각 12.6%, 22.2%)와 임시계약완료(7.2%, 11.9%), 신규진입(6.7%, 6.5%), 기타(23%, 34.5%)의 경우 1개월 내 취업 확률이 더 높아 대조를 이뤘다.
2006년 1월부터 2019년 9월 중 재취업 2개월 이내 단기실업자는 월평균 24만5000명이, 3개월 이상 장기실업자는 월평균 11만5000명이 유입되고 있었다. 단기실업자 추세는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장기실업자는 2014년 이후 추세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실제 2014년 30만 명 수준이던 장기실업자는 2019년 50만 명을 넘어섰다. 반면 단기실업자는 같은 기간 50만~60만 명대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는 조선·해운 구조조정이 한창이던 2013년부터 2015년 사이 장기실업자가 많이 유입된 데다 실업자의 취직 확률도 추세적으로 낮아진 데 따른 것이다.
실제 이들의 취직 확률은 각각 53.0%와 33.4%를 기록했다. 이는 단기실업자는 평균 1.9개월 안에, 장기실업자는 3개월 안에 취업을 한 셈이다. 다만 2013년을 전후해 각각 50%와 40%를 기록하던 취직 확률은 추세적으로 감소해 현재 30%와 20%대에 머물고 있다.
구직 시 취직 확률은 1개월 내 45%에서 2개월 내 38%, 3개월 내 35%, 4개월 내 33%로 떨어졌다. 이후 5~6개월(각각 36%, 39%) 사이에서 반등한 후 9개월 내 29%로 하락했다. 이는 실직 후 5~6개월이 경과하면 취업을 단념하고 비경제활동인구로 빠지기 때문이다.
한편 장기실업은 경기적 요인보다는 구조적 요인에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보통신과 인공지능(AI) 등 자동화에 따라 중간계층 직업군이 사라지고 있는 데다, 인구고령화로 노령층이 경제활동에 참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 과장은 “장기실업자 비중이 높을수록 실업률 하락이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또, 구조적 요인에 기인하는 경향이 높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