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뱅킹’ 시대…KB국민은행, 알뜰폰 앞세워 판 흔든다

입력 2019-10-28 15:05 수정 2019-10-2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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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에서 수익 내지 않고…'혁신성' 통한 곁가지 이득 노려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서비스 ‘Liiv M(이하 리브엠)’이 다음달 4일부터 시행된다. 5G 무제한 데이터 이용 시 2만 원대의 요금이 가능하고, LTE 사용자의 경우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파격적인 혜택을 내세웠다.

이것이 가능한 건 국민은행이 이번 MVNO 사업으로 수익을 내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28일 열린 리브엠 출시 행사에서 “통신에서 발생한 이익을 고객에게 돌려드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국민은행이 선택한 건 ‘시장 개척’이다. 허인 행장은 “첫해는 초기 투자비도 나왔고 손실을 볼 것”이라고 얘기하면서도 “어느 정도 원하는 형태의 혁신성이 인정되면 통신에서 손실을 보지 않고도 고객에게 이익을 더 돌려드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리브엠을 통해 직접적인 수익보다는 곁가지 이점을 노리겠다는 의미다.

이번 행사에서도 국민은행은 줄곧 리브엠의 ‘혁신성’을 강조했다. 특히 리브엠 유심에 ‘KB모바일인증서’를 탑재한 것이 대표적이다. 휴대폰 교체 시마다 금융기관을 이용할 때 공인인증서를 매번 발급받아야 하는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해당 유심을 휴대폰에 꽂기만 하면 국민은행 모바일 앱이 자동 설치되고 인증서도 승계된다.

이 밖에도 12월 중순부터는 통신사에 방문 없이도 개통이 가능한 ‘셀프 개통’ 서비스와 기존의 가족할인에서 한발 더 나아간 ‘친구결합 할인’도 선보인다. 모바일 시대의 필수품인 휴대폰을 기반으로 한 금융거래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금융서비스와 통신업이 결합하면서 ‘요금할인’도 하나의 혁신이 됐다는 평가다. 이번 리브엠 요금제는 금융거래와 제휴카드 거래실적에 기반을 둬 할인을 제공한다. △급여 또는 4대연금 이체 △아파트관리비 이체 △KB국민카드 결제실적 △스타클럽 등급 △제휴기관 할인 등으로 할인을 제공한다. 박형주 국민은행 디지털전략부장은 “통신과 금융서비스 결합의 이점은 요금에서 나온다. 이에 대한 혁신을 가져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리브엠은 MVNO 가입의 문턱으로 작용했던 유선상품 결합 혜택을 포기해야 하거나 자급제 단말기 수급 문제도 해소했다. 리브엠 모바일웹에서 LG유플러스·KT·SK브로드밴드·딜라이브·CMB 등 유선상품 통신사 상품을 리브엠과 연동해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물결은 금융서비스 분야에서도 예외 없이 영향력을 발휘하고 통신사가 금융상품을 출시하는 등 금융과 통신 2업종 간 교류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리브엠은 금융과 통신의 융합으로 혁신의 아이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리브엠은 금융혁신법 시행 이후의 첫 번째 혁신서비스”라며 “단순히 금융사가 통신사에 진입했다는 것 이상으로 새로운 형태의 금융서비스를 공급하는 계기로 새로운 신용평가 모델도 개발하고 금융의 새로운 변형도 가져오길 바란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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