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학연금 펀드평가사 선정 잡음...업계 1ㆍ2위 컨소시엄이 최종 낙찰

입력 2019-10-28 15:56 수정 2019-10-2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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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조 원의 기금을 운영하는 사학연금이 성과평가 외부기관 선정 과정에서 공정성이 훼손됐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입찰 과정에서 불공정한 경쟁이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사학연금은 향후 2년간 기금 및 자산운용 성과 평가를 담당할 외부 펀드평가 기관으로 제로인과 한국펀드평가 컨소시엄(공동참여)을 선정했다. 24일 정성평가를 마치고 오늘 최종 통보했다. 논란은 국내 펀드평가 기관이 세 곳뿐인 상황에서 업계 1ㆍ2위 기업들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해 선정됐다는 점이다.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두고 있는 모닝스타코리아를 제외하고 국내 펀드평가사는 제로인과 한국펀드평가, 에프앤가이드 세 곳이다. 제로인과 한국펀드평가는 연기금의 펀드평가를 80% 이상 수행하고 있는 등 압도적인 경쟁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컨소시엄이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4년부터 에프앤가이드가 사학연금의 성과 평가를 담당해 왔다.

사학연금의 성과 평가를 담당한 펀드평가사 선정은 기술능력(정량 및 정성) 평가 비중이 80%, 가격 비중이 20%로 점수를 합산해 합산점수의 고득점 순에 따라 결정한다. 정량은 △재무건전성 △신용평가 △매출 등 실적을, 정성은 △조직 및 인력 △사업추진 계획 등을 평가해 선정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업계 1ㆍ2위 평가사들이 연합하면 매출 등의 실적과 가격경쟁력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시장 발전을 위해 경쟁과 자유로운 진입이 가능해야 하는데 이런 식이면 경쟁자들은 발 붙일 곳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준공공기관인 사학연금의 이번 결정은 의문투성이”라고 덧붙였다.

제로인과 한국펀드평가 컨소시엄의 사학연금 기금운용 성과 평가는 11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총 1년 11개월 계약을 맺는다. 이 기간 기금 평가로 컨소시엄이 사학연금으로부터 받게 되는 수수료는 약 1억5964만 원 규모로 추정된다.

컨소시엄 관계자는 “컨소시엄을 구성한 특별한 이유는 없다”며 “다만 관련 사업이 크게 5가지 정도 되는데 한 기업이 하기에는 양이 많다고 생각해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입찰 공고에서도 공동수급에 대한 제한은 없었다”고 전했다.

사학연금의 운용평가를 담당하고 있는 기획재정부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펀드평가 선정은 개별 기금이 알아서 하도록 법제화돼 있다”며 “기획재정부 소관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지난해 기준 사학연금의 총 기금 자산은 16조312억 원이다. 컨소시엄은 △반기 및 연간 성과평가 △목표수익률과 운용수익률 차이에 대한 원인 분석 △기금운용 성과(수익률) 평가에 대한 검증 △자금 운용역 성과평가 관련 사항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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