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100세] 다리가 아프면 관절염·디스크? ‘말초동맥질환’일 수도

입력 2019-10-2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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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 건국대병원 팔다리혈관센터 교수

▲건국대병원 팔다리혈관센터 박상우 교수
▲건국대병원 팔다리혈관센터 박상우 교수
심근경색, 뇌졸중과 더불어 3대 허혈성 심혈관 질환의 하나인 ‘말초동맥’은 팔다리의 동맥이 점점 좁아지거나 막혀 피가 정상적으로 공급·순환되지 않아 발생하는 질환이다. 심하면 팔다리가 썩어버리는 심각한 병이지만 심근경색 및 뇌졸중과 같이 즉각적인 생명의 위협을 초래하지 않기 때문에 그 위험성이 덜 알려졌다.

말초동맥질환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비만, 음주, 흡연뿐 아니라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도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평소 걷던 거리를 걷지 못하거나 아파트 계단을 오를 경우, 또 등산 등 평소의 운동 거리와 강도가 언젠가부터 휴식 없이는 감당되지 않을 경우, 일단 말초동맥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이 외에도 다리가 저리거나 힘이 없다거나, 피부색이 변하고, 또 다리 근육이 팍팍하게 굳어가면 다리 동맥이 협착된 것은 아닌지 검진해 보는 것이 좋다.

말초동맥질환의 초기 증상은 다리가 굳는 느낌의 통증이다.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폐쇄되어, 계단을 오르거나 운동 시 근육이 필요로 하는 양만큼 산소와 에너지원이 공급되지 않는다. 이런 통증은 운동을 멈추면 바로 사라진다. 그러나 동맥순환이 점점 악화하는 두 번째 단계로 진행되면, 다리 근육을 움직이지 않아도 통증이 온다. 혈관 폐쇄가 더욱 진행되어서 영양 공급이 완전히 차단되어서다. 이후 피공급이 되지 않는 부위, 즉 발이나 발가락 등에 궤양이 생기는 3단계를 거쳐 결국 괴사에 따른 다리 절단에까지 이르게 된다. 말초동맥질환을 치료받지 않고 방치할 경우, 환자 서너 명 중 한 명꼴(25~30%)로 말초동맥이 완전히 막히는 증상으로 이어진다. 이 경우 완치가 힘들어 심한 경우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 또한, 당뇨가 있는 합병증 환자는 당뇨가 없는 환자에 비해 다리 절단의 위험이 10배 이상 높고, 다리가 썩는 위험도 20~30배 정도 높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의 말초동맥질환의 치료는 인터벤션 시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풍선확장술이나 스텐트삽입술 등과 같은 전통적인 방법부터 최근에는 약물코팅풍선이나 약물방출스텐트과 같이 더욱 발전한 치료 방법들이 나왔으며 죽종제거술과 같이 직접 혈관벽의 찌꺼기를 긁어 제거하는 기술까지 도입되었다. 전신마취가 필요 없으며 흉터도 거의 없고 무엇보다 입원기간이 짧다. 특히 시술 후 발생하는 합병증의 정도는 수술적 치료에 비교할 때 확연한 장점을 보이고 있어서 최근에는 인터벤션 치료를 수술적 치료보다 먼저 고려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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