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발없는 기준금리 인하…기업 전망심리 석달만 하락 경제심리도 꺾여

입력 2019-10-29 06:00 수정 2019-10-2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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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I순환변동치 1년11개월째 하락하며 금융위기후 최저..전자·영상·통신장비, 자동차 하락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기업 전망심리는 석 달 만에 오히려 뒷걸음질 친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심리도 한 달 만에 꺾였다. 특히 경제심리에서 계절 및 불규칙 요인을 제거한 순환변동치는 1년 11개월째 하락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계속했다.

특히 신규 스마트폰 출시로 반짝 상승했던 전자·영상·통신장비가 출시효과 둔화와 계절적 비수기로 실적 및 전망치 모두 내림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제조업 업황실적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 대비 1포인트 상승한 72를 기록했다. 비제조업 업황실적 BSI도 2포인트 올라 74를 보였다. 이에 따라 전 산업 업황실적 BSI도 1포인트 상승한 73을 나타냈다. 이는 각각 2개월 연속 상승세다.

BSI란 기업가의 현재 기업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한 것으로 각 업체의 응답을 지수화한 것이다.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긍정응답 업체수가 부정응답 업체수보다 많음을 뜻한다. 반면 낮으면 그 반대 의미다. 다만 부정적 답변이 많은 우리 기업 특성상 장기평균치 80 전후를 암묵적 기준치로 보고 있다.

업종별로는 전자기기 배터리 수요 증가와 전방산업 수요 회복에 전기장비는 9포인트 오른 69를 기록했다. 화장품 수출과 자동차 관련 재료에 대한 매출 증가를 보인 화학물질·제품은 8포인트 상승한 83을 나타냈다. 여름을 넘기며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골프장과 테마파크 등 이용이 늘면서 예술·스포츠·여가는 25포인트 급등한 94를 보였다. 전문건설 공사물량 증가로 건설업도 5포인트 올라 68을 기록했다. 반면 신형 스마트폰 출시 효과 둔화로 전자·영상·통신장비는 4포인트 하락한 79에 그쳤다.

향후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11월 업황전망BSI를 보면 제조업은 1포인트 떨어진 72를, 비제조업은 2포인트 내린 72를 기록했다. 전 산업도 2포인트 하락한 72를 보였다. 각각 석 달 만에 하락한 것이다.

업종별로는 IT부품이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전자·영상·통신장비가 6포인트 하락한 75를, 완성차업체 파업우려에 자동차도 4포인트 내린 71을 기록했다. 무역분쟁에 따른 물동량 감소에 운수창고업은 10포인트 급감한 75를 보였다. 수요부진에 도소매업도 7포인트 떨어진 69를 나타냈다.

이성호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사실상 횡보로 보고 있다. 실적치는 올랐지만 전망치는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다만 두 가지 특이요인도 있었다. 우선 추석에 따른 연휴효과가 사라지며 영업일수가 늘었다. 잦은 태풍으로 공사를 못했던 건설 등도 호조를 보였고, 날이 좋아지며 야외활동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모니터링해 보면 금리인하 효과와 관련해서는 자금 사정 쪽에선 나타날 수 있지만 업황에서는 잘 나오지 않는다”면서도 “파급효과에 시차가 있어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경제심리지수(ESI)는 0.7포인트 하락한 90.6을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석 달 만에 처음으로 90포인트대를 회복한 바 있다.

반면, ESI순환변동치는 0.1포인트 하락한 90.6으로 2009년 5월 87.2 이후 10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는 2017년 11월 99.3 이후 1년 11개월(23개월) 연속 내림세를 지속한 것이다. 다만 지난달 수치가 기존 90.3에서 90.7로 상향 수정된 것은 그나마 긍정적이다.

이 팀장은 “ESI 순환변동치 수치는 하락폭이 급해지면 하향 조정되는 경향이 있는 반면, 하락폭이 둔화하면 상향 조정되는 성향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3696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했으며, 응답업체는 3272개사였다. 조사기간은 이달 14일부터 21일까지였다.

한은은 조사기간 중인 16일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하한 1.25%로 결정한 바 있다. 이는 역대 최저치와 같은 수준이며 석 달 만에 다시 인하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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