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격차가 일본에 비해 훨씬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리나라 대기업의 대졸 신입직원 초임은 국내 중소기업뿐 아니라 일본 대기업에 비해서도 크게 높아 일자리 미스매치를 심화하고 사회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9일 발표한 ‘한·일 대졸초임 비교와 시사점’에 따르면 대기업 대졸초임(초과 급여 제외 임금총액)은 우리나라가 3만6228달러로 일본 2만7647달러보다 31% 높았다.
다만, 전체 규모(10인 이상)에서는 우리나라가 2만7677달러, 일본이 2만6630달러로 환율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는 대졸 이상 학력 29세 이하 상용직 근로자 기준으로, 한국은 2018년 고용노동부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 일본은 후생노동성, 2018년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한국은 500인 이상, 일본은 1000인 이상 사업장을 대기업으로 봤다.
1인당 GDP 대비 대졸초임 수준도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크게 앞섰다. 전체 기업의 1인당 GDP 대비 대졸초임 수준은 우리나라가 88.2%로 일본 67.8%보다 20.4%p 높았다. 대기업의 1인당 GDP 대비 대졸초임 수준은 격차가 더 벌어졌다. 우리나라가 115.5%로 일본의 70.4%보다 45.1%p 높았다.
한·일 간 비교분석 가능한 사업장 규모별 대졸 초임 격차는 10~99인 사업장 상용직 대졸초임을 100으로 볼 때, 대기업은 일본은 112.9에 불과했지만, 우리나라는 152.1에 달했다.
우리나라만 따로 보면 대기업 대졸초임은 소규모 사업장의 거의 2배 수준이다. 지난해 300인 이상 사업장 정규직 대졸초임은 임금총액 기준으로 보면 평균 4349만 원으로 5인 미만 사업장(2379만 원)보다 82.8% 높다.
경총은 “국내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일본 대기업에 비해서도 지나치게 높은 우리나라 대기업 대졸초임은 대기업 중심의 투쟁적 노동운동, 대·중소기업 간 사업능력 차이 등에 기인한다”며 “청년실업이 심각한 가운데에도 일자리 미스매치로 중소기업의 청년 고용을 어렵게 하고, 사업장 규모별 임금 격차를 심화시켜 각종 사회갈등의 단초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높은 대졸초임과 연공형 임금체계, 강력한 대기업 노조가 중첩되면서 대기업의 전반적인 고임금 현상을 유도하고, 규모별 임금 격차를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우리나라의 높은 대기업 대졸초임 안정과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개편을 통해 일자리 미스매치를 완화하고, 사업장 규모별 임금 격차를 해소해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