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이어 두산까지 면세사업권 반납…황금알 낳는 거위 '계륵'으로 전락

입력 2019-10-29 16:51 수정 2019-10-29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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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 두타면세점.  ((사진제공=두타면세점))
▲서울 동대문 두타면세점. ((사진제공=두타면세점))

두산그룹이 면세점 사업을 접는다. 신규면세점 사업자 중 두번째 사업 중단으로 2016년 면세사업에 뛰어든 지 3년 만이다.

두산그룹에 앞서 한화그룹 역시 면세 사업권을 반납하면서 롯데와 신라의 면세점 양강구도가 한층 공고해질 전망이다.

두산그룹은 29일 면세 특허권을 반납하고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을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2016년 개점한 두타면세점은 연 매출 7000억 원 수준으로 성장했지만, 중국인 관광객 감소, 시내 면세점 경쟁 심화 등으로 수익성이 낮아졌다”며 “중장기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면세 사업을 중단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타면세점은 내년 4월 30일까지만 운영한다.

두타면세점 등 신규 면세점의 면세 사업 철수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국내 면세업계는 외형 성장에도 불구,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전체 고객의 70~80%에 이르는 중국 보따리상(따이공)을 유치하기 위해 각 업체는 송객수수료(고객 유치를 위해 여행사에 내는 수수료)를 늘리고, 마케팅 비용을 막대하게 지출해왔다.

제살깎아먹기식 출혈 경쟁으로 유통 공룡(롯데ㆍ신라ㆍ신세계)마저 면세사업부문에서 영업이익 감소세를 걷고 있다. 이전까지 면세사업 경험이 없는 신규면세점은 운영 노하우를 확보하지 못해 기존 면세점들보다 매출과 수익성 악화가 더 심각한 상황이다.

두타면세점은 개점 당시 연 매출 7000억 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매출이 4058억5037만 원으로 곤두박질쳤다. 수익성은 더 심각하다. 두타면세점은 면세점 운영 3년간 총 6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면세점 사업을 철수한 한화그룹 역시 3년간 1000억 원 이상의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지난 6월 갤러리아 온라인 면세점 사업을 중단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갤러리아면세점 63의 문을 닫았다.

동화면세점 2016년 3547억 원으로 매출 최고점을 찍은 후 적자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영업손실 규모는 2017년 199억 원에서 작년 105억 원으로 줄었지만, 이는 브랜드 철수에 따른 운영 비용이 줄어든 결과다. 올 상반기 매출은 149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줄었다.

하나투어의 계열사인 에스엠면세점도 마찬가지다. 에스엠 시내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585억 원으로 전년 대비 35% 하락했고, 올 상반기 매출도 지난해보다 12.7% 하락한 254억 원에 그쳤다. 올해 개장한 입국장 면세점도 기대 이하의 실적을 거두고 있어 영업이익 개선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관세청의 시내 면세점 사업권 남발로 사업권을 반납하는 면세점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소비와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올해 서울 1개, 인천 3개, 광주 1개 등 대기업 시내 면세점 특허 5개를 추가 발급하고, 시내면세점이 없는 충남에는 중소·중견기업 면세점 특허 1개를 부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 전국 시내면세점로 늘어나고 서울에만 16개가 몰리게 돼 출혈경쟁이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면세점업계는 매출은 최대를 찍고 있지만, 수익성은 악화하는 상황이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매출을 올리는 출혈 경쟁을 견디지 못한 신규면세점들이 추가적으로 사업권을 반납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시내면세점이 추가로 생기면 면세점 업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우려가 있다. 지금도 개별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할인 혜택, 체험 콘텐츠 제공 등 다양한 마케팅 비용이 늘리고 있는데 면세점이 더 늘어나면 수익성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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