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정거하고 회전교차로에선 운전자 전환" 자율주행버스 갈 길 아직 멀었다

입력 2019-10-30 11:00 수정 2019-10-3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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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레벨 3 기초단계, 고도화 필요"

▲김경욱 국토교통부 2차관, 이춘희 세종시장(왼쪽부터)이 29일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자율주행 셔틀버스 타서 강경표 연구단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국토교통부)
▲김경욱 국토교통부 2차관, 이춘희 세종시장(왼쪽부터)이 29일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자율주행 셔틀버스 타서 강경표 연구단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국토교통부)

“버스가 급정거, 급출발하고 횡단보도에 파란불이 들어왔는데도 신호를 지키지 않고 그냥 지나갔어요.” 서울 시내 한 버스회사에 들어온 민원 전화가 아니다. 29일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자율주행버스를 시승하고 내린 모 기자의 말이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연구원은 이날 국내에서 처음으로 세종시 일부 구간에서 자율주행 대중교통 셔틀버스 시연행사를 열었다. 국토부와 교통연구원이 지난해 4월부터 추진해온 한국형 대중교통시스템 혁신(CAPTAIN·Connected & Automated Public TrAnsport system INnovation)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이날 세종시 정부청사와 세종컨벤션센터 주변 일반도로 약 4.0㎞ 구간에서 버스정류장 정밀정차, 운전자제어권 전환, 교차로 신호연계, 고속주행, 수요대응형 승하차 등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를 선보였다.

연구원이 스마트폰으로 하차를 요청하면 자동으로 버스가 버스정류장에서 멈췄고 길에서 승차를 요청하면 해당 정류장에서 멈췄다. 앞으로 노약자들이 정류장이 아닌 곳에서 승차를 요청해도 버스가 멈출 수 있는 수요대응형 승하차 서비스는 큰 장점으로 보였다.

그러나 직접 시승해 보니 아직은 많은 문제점이 보였다. 우선 회전교차로에서는 시스템이 자율주행에서 운전자에게로 제어권이 전환됐다. 이유를 물어보니 아직 회전교차로 통행법을 모르는 운전자들이 많아 사고 위험이 크기 때문이라고 한다. 강경표 연구단장은 “일반 운전자들이 자율주행버스가 회전교차로 먼저 진입했어도 빵빵거리고 그냥 가는 경우가 있다”며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운전자 모드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수시로 ‘삐’ 하는 경고음이 났다. 주변에 고가나 높은 건물이 있으면 GPS 수신이 끊겨서 나는 소리였다. 순간순간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셈이다. 이날 기자가 탄 버스는 횡단보도에 파란불이 들어왔지만 그대로 지나치기도 했다. 연구원 측은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우측 신호등이 녹색이라 하더라도 보행자를 보고 서행하며 갈 수는 있다”며 “녹색이라 하더라도 보행자가 없으면 신호 위반은 아니다”고 밝혔다.

강경표 단장은 “아직은 자율주행 레벨3 초기 단계”라며 “앞으로 고도화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CAPTAIN 연구단은 올해 세종시의 실증 대상지 설계를 거쳐, 우선 중소형버스 2대를 제작해 시험운행을 시작했고 단계적으로 확대해 2021년까지 중소형 셔틀버스 5대, 대형 간선버스 3대 등 8대 이상의 친환경 자율주행버스를 세종시 대중교통시스템에 연계해 시험 운행할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이달 15일 ‘2030 미래차 산업 발전전략’을 통해 2027년까지 완전자율주행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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