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NSO를 상대로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아울러 왓츠앱을 비롯한 페이스북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영구 차단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번 해킹 공격은 왓츠앱의 영상 통화 시스템을 통해 사용자 다수의 모바일 기기에 악성코드를 심어 메시지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해킹 대상에는 외교관, 반체제 인사, 언론인, 고위 정부 관계자 등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NSO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NSO는 성명을 통해 “이번 혐의에 대해 강력 대응할 것”이라며 “NSO의 유일한 목적은 허가 받은 정부기관과 사법 당국에 테러와 같은 심각한 범죄에 맞서 싸울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인권단체들은 NSO그룹에 대해 수년간 경보음을 발령해왔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들은 NSO그룹이 겉으로는 각국 정부의 대테러 활동에 도움을 주는 것을 표방하고 있지만, 사실상 감시 프로그램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주장한다.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비영리기관 시티즌랩의 존 스콧 레일턴 연구원은 “NSO는 자사의 서비스가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이번 페이스북의 소송은 이 설명할 수 없는 환상을 깨트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페이스북의 고소 조치가 전례 없는 일이라며, 이 사건의 향방에 관심을 두고 있다. 스콧 와트니크 변호사는 왓츠앱의 이번 조치가 “유례없는 일”이라며 “보통 주요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디지털 보안이 공개되는 것을 우려해 소송을 피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회사들이 이번 왓츠앱의 소송을 관심 있게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9년 출시된 왓츠앱은 2014년 190억 달러(약 22조 원)에 페이스북에 인수됐다. 전 세계 15억 이용자를 거느린 이 앱은 데이터를 입력하는 단계와 수신하는 단계를 모두 암호화하는 종단 간 암호화(End-to-End Encryption)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