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한수원 사장 "중국에 한국 원자력 부품 구매 요청할 것"

입력 2019-10-30 16:10 수정 2019-10-30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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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원전 수출 시장 90% 이상 차지하는 러시아·중국과 원전 협력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뉴시스)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뉴시스)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러시아와 세계 원자력발전소 건설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중국에 한국 기업이 만든 원전 부품 구매를 요청한다. 세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원전을 건설하고, 수출하는 국가인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국내 원전 부품 산업계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 사장은 29일 울산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음 달 6일 경주에서 동아시아 원자력 포럼을 개최하는 데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의 원자력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며 “이번 포럼을 계기로 중국에 우리 부품을 많이 사달라는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대부분 원전 수출이 진행된 걸 보면 러시아와 중국이 90% 이상을 가져가고 있다”며 “러시아와 중국의 신규 노형 중에서도 자국에서 다 생산하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이를 공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전 건설의 주기기가 아니더라도 일부 부품, 보조기기, 기타 부품, 소프트웨어 등 여러 가지를 팔 수 있기에 완성된 대형 상용원전 외에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 시장에 갈 수 있게 한수원이 앞장서고 몇몇 중소기업을 묶어서 함께 가는 법을 구상 중이라는 것이 정 사장의 얘기다.

정 사장은 “이를 통해 국내 시장 외에 더 큰 시장을 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힘줘 말했다.

한수원의 원전 수출과 관련해선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정 사장은 “현재까지 진도가 가장 빠른 것은 내년 3분기 원전사업제안서(TPO)를 공식 접수하기로 한 체코가 있다”며 “최근 세미나를 통해 노형 설명을 했고 비즈니스 모델도 발굴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건설이 줄면서 새로운 노력으로 (수출 활성화를) 시작하고 있기에 내년부터는 아마 성과가 나올 것”이라며 “조금 더 패키지로 성과가 나오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원전의 안전성과 관련해선 한 치의 양보도 보이지 않았다. 정 사장은 “일반적인 상식이나 과학 지식으로 보면 (원전의 안전성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며 “원자력발전소는 안전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발전공기업 사장으로서 원전을 가장 안전하게 운영할 책임이 있고 직원들도 그런 역량이 있다고 믿는다”며 “특히 (8월 미국의 설계인증을 취득한) APR1400은 완벽하게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공사가 중단된 신한울 3, 4호기는 전면백지화는 아니라고 선을 그으며 ‘보류’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정 사장은 “(신한울 3·4호기 공사는) 시작도 안 했다”며 “두산중공업이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주기기를 30% 정도 제작하다가 멈춘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허가는 살아 있다. 발전허가를 취소할 권한은 없지만 전력수급계획은 어차피 정부가 상의해서 정하는 것”이라며 “사업자로서 현재 나온 여건을 보면 보류라고 보는 게 맞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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