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여사의 빈소가 마련된 부산 남천동 성당에는 30일 오전 정동영 대표가 박주현 수석대변인과 함께 빈소를 찾았다. 정 대표는 30여분 간 기다린 뒤 조문을 하고 나왔다. 정 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문 대통령에게) '훌륭하신 어머니를 여의시고 애통한 심정이 크실 것 같다. 위로를 드린다'는 말씀을 드리며 조문을 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문 대통령의 표정이 어땠나'라는 물음이 나오자 "(문 대통령이) 와 줘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주셨다"고 전했다.
오후에는 손학규 대표가 장진영 비서실장과 함께 조문했다. 손 대표는 조문을 마친 뒤 "문 대통령이 국민을 통솔하는 대통령이신 만큼 개인적인 아픔을 잘 삼키시며 훌륭히 상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손 대표에게 한국전쟁 당시 고인이 피난민으로 어렵게 자식들을 키우던 얘기를 하며 "아버님은 북한에서 농업교사도 하고 계장(공무원)도 하셨는데, 남한에서는 공무원을 하지 않고 장사를 했다. 어머님은 산동네에서 연탄배달을 하는 등 어려운 생활을 했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대표는 문 대통령이 "무엇보다 어머님이 고향 땅을 밟게 해드리지 못해 송구스럽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국정현안에 대한 얘기도 오갔다.
손 대표는 "경제가 어려운데 기업인이 정부를 믿고 돕겠다는 믿음을 주는 정책을 펴야 한다. 대통령이 다 할 수 없으니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현재 전 장관을 썼듯 믿음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써서 경제를 활성화하고 국민 통합에 기여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동행한 장 비서실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은 '손 대표가 통합주의자인 만큼 통합을 위해 노력해달라'라는 요청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심상정 대표가 윤소하 원내대표와 함께 빈소를 찾았다. 심 대표는 조문 후 "슬픔에 잠긴 문 대통령께 위로 말씀을 드렸다. 어머님을 잘 모시라고 말씀 드렸다"며 "대통령은 감사하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오후 6시를 넘겨서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김도읍 비서실장, 김명연 수석대변인, 전희경 대변인과 함께 빈소를 찾아 조문을 했다.
황 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고인의 소천에 대해 마음 깊이 애도를 표한다"며 "강 여사께서는 6·25 전쟁 당시 흥남철수 때 대한민국으로 내려오셔서 엄혹한 시기에 연탄배달도 하고 계란 행상도 하며 어렵게 자녀들을 키우셨다고 들었다. 고인의 희생과 헌신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렸다. 문 대통령은 '먼 곳에 와 줘서 고맙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도 내려오면서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가 기억이 났다"며 "어머니를 잃은 아들의 마음은 동일할 것이다. 문 대통령도 마음이 같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황 대표는 기자들이 '정국 현안에 대한 얘기를 나눴나'라고 묻자 "이 자리에서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얘기가 나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오후 8시께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조문했다. 나 원내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어머님을 잃으신 큰 슬픔에 대해 위로 말씀을 드렸다"며 "대통령 어머니께서는 대통령께서 정치를 시작한 다음 하루라도 마음이 편치 않으셨다고 한다. 어머님의 안타까움을 읽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라의 큰 어른이 상을 당하신 것이기 때문에 오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 조문을 왔다"며 "대통령은 '먼 곳까지 조문을 와줘 고맙다'고 말씀하셨다"고 덧붙였다.
한국당 유기준 의원도 도착했으나 '정치인 조문은 받지 않는다'는 문 대통령의입장에 따라 빈소에 들어가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