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분수령...제조업 부진한데 소비까지 위태

입력 2019-10-3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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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GDP 성장률 증감 추이. 출처 WSJ
▲미국 GDP 성장률 증감 추이. 출처 WSJ
미국의 경기 하방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조 부문의 수출과 투자 모두 부진한 가운데 그나마 호조를 보이며 경제를 이끌어온 고용과 소비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미지수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이날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9%라고 발표했다. 전문가 예상치 1.6%를 상회했지만 지난 2분기의 2.0%보다는 낮았다.

우선, 기업투자 감소가 두드러졌다.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으로 기업 투자가 2분기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감소는 분야를 망라했다. 석유와 천연가스 부문에서 기반시설 지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고 소프트웨어, 연구개발, 장비 등 비주거용 고정투자(Nonresidential fixed investment) 부문도 3.0% 감소를 기록했다.

▲미국 기업 투자 증감 추이. 출처 WSJ
▲미국 기업 투자 증감 추이. 출처 WSJ
기업들의 투자 부진 속에 미국 경제를 떠받쳐온 건 소비였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3분기에는 2.9% 성장했다. 이는 지난 2분기의 4.6%보다 낮아졌지만 전년 동기 2.5%에 비하면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는 실업률이 50년 만의 최저치로 떨어질 정도로 탄탄한 고용 상황의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일자리 안정이 소득 증가로 이어져 가계 소비의 실탄을 제공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ADP의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10월 민간부문 고용 증가는 12만5000명을 기록하며 시장이 예상한 10만 명 증가를 넘어섰다. 제너럴모터스(GM)의 장기 파업 등으로 10월 고용이 부정적일 것이란 우려도 있었지만 결과는 양호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소비가 얼마나 버텨줄지 모른다는 점이다. 상무부가 발표한 3분기 성적표를 들여다보면 서비스 부문에서 소비 감소가 발생했고 자동차와 가전 부문 지출도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소비 증감 추이. 출처 WSJ
▲미국 소비 증감 추이. 출처 WSJ
전문가들은 투자 위축이 결국 소비 감소로 이어져 경제 성장을 상당히 압박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이크 페롤리 JP모건체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성적표는 미국 경제가 계속 둔화하고 있다는 것과 연관돼 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더해 임금 동결 추세까지 겹치면서 미국 경제를 지탱하던 소비가 그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크리스 럽키 MUF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무역전쟁 불확실성으로 경제가 고전하고 있다”면서 “4분기에 경제가 운좋게 4% 증가한다고 해도 올해 성장률 2.8% 넘기기는 힘들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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