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중개지원대출(금중대) 중 신성장일자리지원대출 실적이 4조6000억 원에 육박하며 넉 달 연속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세액공제 등 제도개편에 따른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일자리 관련 대출이 급증한 것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중대 잔액 역시 15조 원에 바싹 다가서며 1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같은 증가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한은이 최근 설비투자와 소재부품 기업을 지원키로 한 데다, 기술형 창업 지원 기준을 완화하는 등 제도개편에 나선 바 있기 때문이다.
2일 한은에 따르면 10월 말 현재 금중대 실적규모는 전월 말보다 2106억 원 증가한 14조7734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8월 14조9445억 원 이후 최고치다.
금중대 실적은 4월 말 13조6518억 원으로 2015년 7월(13조1341억 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이래 6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25조 원 한도 대비 실적 비율도 60%에 육박한 59.1%를 기록했다. 역시 지난해 8월 59.8% 이후 최대치다.
금중대란 은행으로 하여금 중소·중견기업 등에 대한 대출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동 대출 취급실적에 비례해 한은이 은행에 낮은 금리로 자금을 공급하는 제도다. 현재 대출금리는 프로그램별로 0.5%에서 0.75%를 적용하고 있다. 통상 시중은행에서 먼저 대출이 이뤄지고 이를 바탕으로 한은에서 자금이 집행된다. 이에 따라 10월 금중대 실적은 2개월 전인 8월 시중은행에서 집행된 대출실적이다.
프로그램별로 보면 신성장·일자리지원대출은 3665억 원 증가한 4조5972억 원을 기록해 넉 달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직전 달에는 5154억 원 급증해 석 달 연속 사상 최대 증가세를 이어갔었다.
이는 제도개편을 단행한 효과가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9월 20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일자리 창출기업 범위를 기존 청년고용에서 전체고용으로 확대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으로 세액공제를 받은 기업을 지원대상에 포함했다. 시행은 그해 11월부터였다.
반면 중소기업대출안정화대출은 1606억 원 감소한 2조803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7월 2조7972억 원 이후 4년 3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 프로그램은 2017년 무역금융과 설비투자 프로그램을 통합해 신설한 것으로 무역금융 한도 3조 원을 제외한 설비투자분 8조 원을 사실상 종료했었다.
지방중소기업지원은 전월과 같은 5조9004억 원을 기록했다. 양양 등 강원도지역 산불피해에 따른 대출이 추가로 집행된 것이 유지됐기 때문이다. 앞서 4월 한은은 속초, 고성, 강릉 등 강원지역 산불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본점 한도유보금 100억 원을 1년간 지원키로 한 바 있다.
영세자영업자지원대출은 1억 원 증가한 214억 원을 보였고, 무역금융지원대출은 제재금액 감소분이 반영돼 485억 원 줄어든 1조4515억 원을 기록했다.
프로그램별 한도를 보면 신성장·일자리지원은 10조 원, 무역금융지원은 2조5000억 원, 중소기업대출안정화는 6조5000억 원, 지방중소기업지원은 5조9000억 원, 한도유보분 1000억 원이다.
8월 30일 한은 금통위는 일본 경제보복 등에 대한 대응 조치로 추가 제도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소재·부품·장비기업 등을 중심으로 설비투자 3조 원, 운용자금 1조 원을 각각 지원하고, 기존 창업기업 지원요건을 완화하는 것은 물론, 지방중소기업 지원도 강화키로 했다. 금융당국의 햇살론 시행에 따라 전환대출이 중단되면서 5000억 원으로 배정했던 영세자영업자지원 프로그램은 이달 13일부터 폐지한다.
한은 관계자는 “신성장일자리 관련 대출이 견조하게 늘고 있다. 추가 제도개편에 따라 실제 배정이 이뤄지는 12월부터는 더 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