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논란-하] 총체적 난국 맞은 시장…법 제도화가 해결책 될까

입력 2019-11-03 12:48 수정 2019-11-0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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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차량 공유업체 '타다'의 서비스을 불법으로 규정해 기소한 이후 후폭풍이 거세다. 택시업계가 주장하는 타다의 불법성 논란과는 무관하게 일반 소비자들은 타다에 큰 문제가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이투데이 자체 설문조사 결과 일반 소비자들 10명 중 7명 꼴로 타다의 서비스가 문제가 없다고 응답했다. 최고조에 달한 기존 택시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타다를 지켜라”…소비자들은 타다 합법화 요구 = 국내에서 타다를 알고 있는 일반인 10명 중 7명이 타다 운행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일 이투데이가 지난달 29일부터 1일까지 진행한 자체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1377명) 중 73%가 ‘타다 운행을 허용해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중 13%만이 ‘타다 금지법을 발의해야 한다’라며 타다 운행을 반대했다.

타다 운행을 허용해야 하는 이유로는 현재 택시영업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응답이 40%를 기록했다. 또 38%는 공유 모빌리티 시장 확대·스타트업 육성 지원 등을 꼽아 현행 택시 문제를 개선하고 모빌리티 시장을 혁신해야 한다고 답했다.

타다를 반대하는 이유로는 불법이라는 답변이 28%로 가장 많았다. 11인승을 차량을 활용한 호출 서비스는 단체관광 목적으로 허가받았기 때문에 유사 콜택시 영업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것이다. 이어 기존 영업·운영 행태 파괴(24%), 기사 자질 검증 미흡(23%),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하다(23%)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특히 응답자 중 타다를 이용하는 이유에 대해 배차지연, 승차거부 등 기존 서비스의 불만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응답이 41%로 가장 많았다.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서’라는 응답은 31%로 나타나 기존 택시 서비스에 불만을 느낀 이용자들이 주로 타다 등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응답자 중 87%가 앞으로도 타다를 이용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12%만이 앞으로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이 없다고 답변했다.

◇타다 기소 진실공방…소통 부재 정부·검찰 = 검찰의 타다 기소를 두고 국토교통부와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검찰 측은 기소 의사를 정부에 전달했다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들은 바 없다며 소통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사실상 증명했다.

검찰의 타다 기소 소식이 알려지자 정부에서는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내며 스타트업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신산업은 마냥 막을 수 없고, 막아서도 안 된다”며 날 선 발언을 했고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검찰이 너무 전통적 생각에 머물러있다”고 말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 역시 “1년 가까이 양측과 논의해 법안을 제출했는데 이를 사법적으로 접근한 것은 성급했다”며 검찰을 비판했다.

이에 검찰 측은 타다 논란에 대해 정부의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 기소 의사를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7월 발표한 ‘택시제도 개편안’과 관련한 조율 등을 위해 일정기간 미뤄줄 것을 요청해 지금까지 기다려왔다는 견해다.

검찰 측은 “정부에서 요청받은 기간보다 오랫동안 대응 상황을 주시해 왔다”며 “이번 기소 역시 정부에 사건 처리 방침을 전달한 뒤 처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검찰이 의견을 전달한 곳은 ‘법무부’였고, 이 의견을 국토부에 전달하지 않아 발생한 촌극이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정부끼리도 소통이 되지 않는데 업계 간 대화만을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가의 행정을 담당하는 기관에서조차 조율이 되지 않는데 어떻게 현업에서 의견을 타협하라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이 같은 상황이라면 앞으로 몇 년이 지나도 모빌리티 업계와 택시 업계의 갈등 논란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간 대화 필요…빠른 제도화가 관건 = 타다 논란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에서는 빠른 시간 내에 제도화를 정립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지름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올해 초부터 이어진 타다와 택시업계 갈등에서 국토부는 어느 한쪽의 입장에 서지 않고 옳고 그름을 판단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7월 17일 ‘택시제도 개편안’을 발표하고 제도화를 위한 사회적 논의들을 계속 이어왔다고 강조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검찰의 판단이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지만 이런 상황에서 논란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더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타다와 관련한 문제는 빠른 시간안에 제도화를 이뤄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내년 4월에 진행되는 총선 전에 제도화해야 한다며 시기도 특정했다. 현재가 제20대 국회가 마무리되는 시점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할 때 일정 시간이 지나버리면 제도화는 계속 미뤄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토부 관계자는 “여러 이견들이 있을 수 있지만 다수가 동의하는 방안을 찾아서 법제화를 추진했던 것”이라며 “양쪽이 서로 양보하고 타협해서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내고, 그 제도 아래서 새로운 서비스를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세한 사안들까지 논의하는 과정 중에서 법 개정의 시간을 놓치면 제도화가 곤란해질 수 있다는 생각도 있다”며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제도화를 이뤄내는 것이 문제 해결의 지름길”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향후 공유 모빌리티 스타트업의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만약 타다의 운행이 불법으로 판가름나게 되면 국토부가 추진하고 있는 법제화도 무산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도 타다를 이렇게까지 압박하는 것은 원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국민 정서를 무시할 수 있기 때문에 서비스를 짓밟았다는 여론이 만들어지는 것을 원치는 않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만약 타다가 불법으로 판결난다면 유사한 형태의 다른 모빌리티 업체들 역시 사업을 다 접어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국토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정의도 문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모빌리티 시장의 한 축을 타다가 담당을 했고, 이를 통해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것을 1년가량 증명해왔다”며 “렌터카 시장은 닫고 택시 시장에 모빌리티 생태계를 다 넘기는 것이 우려스럽고 스타트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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