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 조세 포탈' BAT 첫 재판, 담배 2400만갑 반출 고의성 공방

입력 2019-11-04 15:29 수정 2019-11-0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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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19-11-04 15:29)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500억 원이 넘는 조세를 포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외국계 담배회사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BAT) 측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검찰은 조세포탈 성립 사실관계와 고의성 입증에 주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송인권 부장판사)는 4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혐의로 기소된 BAT코리아의 전직 대표 A 씨 , 생산물류 총괄 전무 B 씨, 물류담당 이사 C 씨 등 임원 3명과 BAT코리아 법인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공판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있으나 이날 외국인 A 씨는 불출석했다. 변호인은 “인사이동으로 외국에서 근무하게 된 이후 한 번도 국내에 들어오지 않았다”며 “수사 과정에서 협조 요청을 했지만, 출석하지 않은 상태여서 대단히 송구스럽고 저희도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 씨에 대해 기일을 연기하고 나머지 2명과 법인에 대한 재판 절차를 진행했다.

양측은 △조세법 관련 ‘반출’ 해석에 따른 법리적 문제 △사기 기타 부정행위 관련 전산조작 △조세포탈 인정 여부 등 세 가지 쟁점을 둘러싼 서증조사를 통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변호인은 “사기 기타 부정행위에 대한 여러 가지 행태나 범주가 정확히 기재되지 않아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았다”면서 “소유권 이전 거래 자체가 반출로 볼 수 있어 조세포탈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전산상 나타난 코드를 보면 실제 외부에서나 내부에서 반출이 없었지만, 화면에서는 외부로 반출되게 인식되도록 했다”며 전산조작과 이에 따른 조세포탈 범행을 저질렀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검찰에 “조세포탈에 대한 고의성을 명확히 밝혀달라”고 주문했다. 재판부는 “정부가 발표한 매점매석 고시에 따라 월평균 반출량의 104%를 초과해서 반출을 금지한 것은 맞다”며 “2014년 12월 31일 시점에 (BAT 측에서) 2360만 갑 정도는 반출할 권한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물량을 외부로 반출하면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500억 원을 아낄 수 있었는데 (피고인은) 굳이 그러지 않았다”며 “정상적 상식에 비춰봐서 조세포탈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변호인 측에 “조세포탈의 경우 조세채무 사실이 성립되지 않으면 기소사실이 없어진다”며 “법률상 반출의 의미에 대해 명확히 해석해서 말해달라”고 요구했다.

‘반출’의 법률상 해석이 중요한 이유는 제조장에서 담배를 반출한 때를 기준으로 납세 의무가 성립하기 때문이다. 담배 가격이 기존보다 2000원 오른 2015년 1월 1일 반출분부터 담뱃세는 담배 1갑당 국세인 개별소비세 594원(신설), 지방세인 담배소비세 366원(인상), 지방교육세 122.5원(인상) 등 총 1082.5원이 인상된 바 있다.

A 씨 등 임직원들은 담뱃값 인상 하루 전인 2014년 12월 31일 담배 2463만 갑을 경남 사천 제조장 밖으로 반출한 사실이 없음에도 전산상으로 반출한 것처럼 조작해 담배 관련 세금을 포탈한 혐의를 받는다. BAT의 포탈세액은 개별소비세 146억 원, 담배소비세 248억 원, 지방교육세 109억 원 등 총 503억 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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