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문학상에 오은·조해진·윤선영·필립하스…희곡 부문 수상자 없어

입력 2019-11-0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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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광화문 모처에서 열린 '제27회 대산문학상 수상자 기자간담회'에 시 부문과 소설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오은(왼쪽)과 조해진이 참석했다. (사진제공=대산문화재단)
▲4일 서울 광화문 모처에서 열린 '제27회 대산문학상 수상자 기자간담회'에 시 부문과 소설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오은(왼쪽)과 조해진이 참석했다. (사진제공=대산문화재단)
올해 대산문학상 수상작으로 오은 시집 '나는 이름이 있었다', 조해진의 장편소설 '단순한 진심', 윤선영과 필립 하스가 독역한 '새벽의 나나'가 선정됐다.

대산문화재단은 4일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제27회 대상문학상 시ㆍ소설ㆍ번역 등 3개 부문의 수상작을 발표했다. 다만 희곡은 수상작이 없었다.

시 부문 수상작인 '나는 이름이 있었다'는 언어 탐구놀이와 말놀이를 통해 사람의 삶에 대한 진정성 있는 성찰을 이끌어내고 사람의 내면을 다각도로 이야기 했다는 평을 받았다.

소설 부문 '단순한 진심'은 연극배우이자 극작가인 해외 입양 임신무 '문주'를 등장시켜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여로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작가가 연구해온 역사와 현실, 개인과 집단의 문제를 한 차원 끌어올리며 자신의 정체성과 근원을 추구했다는 평이다.

독역 '새벽의 나나'는 5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작품임에도 번역의 질을 고르게 유지하고 있으며 원문을 충실히 옮기되 가독성을 잃지 않은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강렬하고 어두운 분위기, 그로테스크한 장면, 아이러니컬한 묘사, 블랙 유머 등 까다로운 특징을 잘 살리면서 문학적 독일어로 끌어올렸다는 게 선정 사유다.

격년제로 심사를 진행하는 희곡 부문은 치열한 토론이 거듭된 끝에 '수상작 없음'으로 결정됐다는 후문이다.

이번 수상자에게는 각각 상금 5000만 원과 양화선 조각가의 청동조각상패 '소나무'가 수여된다. 시와 소설 수상작은 번역지원 공모를 통해 해외에서 출간된다.

오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저는 시를 쓸 때 기적을 바랐는지 모르겠다"며 "매일 함께 산책하는 항암치료 중인 아버지의 온몸에 초록의 에너지가 스며들기를 간절히 바랐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힘든 시기였지만 역설적으로 가장 강해져야 하는 시기였다"고 덧붙였다.

조해진은 "새로운 생명을 함께하고, 떠나가는 생명을 애도하는 게 생명에 대한 '단순한 진심'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소설에는 입양인뿐 아니라 기지촌 여성, 미혼모 여성이 많이 나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회와 역사에서 소외된 여성들의 연대도 담겨있다"며 "생명과 연대에 대한 진심을 담아 소설을 썼다"고 설명했다.

대산문학상은 지난해 8월부터 최근 1년 동안(희곡 2년, 번역 4년) 단행본으로 발표된 문학작품 가운데 작품성이 가장 뛰어나고 한국문학을 대표할 만한 작품을 시, 소설, 희곡, 번역 등 4개 부문에 걸쳐 선정하는 종합문학상이다.

올해 시상식은 27일 오후 6시30분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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