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5일(현지시간) T-모바일과 스프린트의 합병을 공식 승인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FCC는 양사 합병안을 찬성 3표, 반대 2표로 통과시켰다. 실제로 표결은 지난달 16일 치러졌으나 FCC는 공식 발표를 이날로 미뤄뒀다.
아지트 파이 FCC 위원장은 이날 성명에서 “양사의 합병은 5G에서 미국이 리더십을 확보하며 농촌 지역의 디지털 격차를 줄이고 전반적인 시장에서의 경쟁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법무부도 지난 7월 265억 달러(약 31조 원) 규모 합병안을 승인했다. 법무부는 합병이 경쟁에 영향을 미치는지, FCC는 공익에 부합하는지를 각각 평가한다.
T-모바일과 스프린트는 지난해 4월 합병에 합의했다. 양사의 합병은 미국 이동통신시장을 3강 체제로 재편하겠다는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의 오랜 전략 중 하나였다. 소프트뱅크는 스프린트를 인수하고 나서 여러 차례 T-모바일과의 합병을 추진했으나 독과점 상태를 우려한 미국 정부의 반발이나 경영권을 둘러싼 T-모바일과의 이견으로 수년째 성사시키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소프트뱅크가 운영권을 T-모바일 측에 양보하기로 하면서 극적으로 합병 협상이 타결됐다. 양사는 또 통신전파를 디시네트워크에 매각해 새로운 미국 4위 이동통신업체 탄생을 돕기로 하면서 경쟁 약화 우려를 덜어내 법무부 승인까지 얻어냈다.
FCC 표결에서 민주당 소속 위원 2명은 합병이 통신요금 인상과 가격제 선택지 축소 등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반대표를 던졌다. 그러나 파이 위원장 등 공화당 소속 위원들은 선불폰 사업을 중심으로 디시네트워크라는 새로운 경쟁자를 탄생시켰기 때문에 합병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T-모바일과 스프린트가 모든 관문을 넘은 것은 아니다. 미국 각 주 검찰이 제기한 반독점 소송이 마지막 장애물로 남아 있다. 캘리포니아와 뉴욕주를 중심으로 미국의 여러 주 검찰이 공동으로 이번 합병을 중단시키기 위한 소송을 6월 제기했다. 이에 대한 첫 재판은 오는 12월 9일 열린다.